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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지하철 역명은 한글과 영문, 한자의 3개어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지하철을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하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관광이나 사업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당연한 표기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명의 한자 표기는 누구를 위한 표기인지 알 수 없다. 내국인을 위한 표기일 리가 없는데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한자조합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교포들을 위한 표기라면 당연히 중국에서 사용되는 한자의 표기방식을 따라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 입구' 역의 경우, 한문 표기는 '서울大 入口'로 표기되어 있어 한글을 모르는 한자권의 외국인이라면 의미를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매일 서울대 입구역을 지난다는 한 시민은 "한국 사람 중에 한글은 모르고 한자만 아는 사람은 없을 텐데 늘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며 의아함을 나타냈다.

대학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했다는 권 아무개(35) 씨는 "역명을 표기할 때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자문만 구했어도 저런 어처구니없는 표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말의 한자어를 한자로 표기한다고 해서 중국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지하철 역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공공 시설물의 표기가 실제 중국에서 사용되는 한문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적불명의 한자 표기를 빨리 수정해야 서울시 교통의 국제적인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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