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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목포지구당이 시장후보 경선에 나설 현직 목포시장에 대해 등록서류보완에 응하지 않았다며 등록무효를 결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당초 당원 경선에서 시민참여 경선방식으로 변경한 목포지구당(위원장 김홍일)은 내달 1일 경선 일을 앞두고 지난 20일까지 시장 및 전남도의원 예비후보들의 후보등록을 접수했다.

이날 지구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접수를 마감한 결과 시장예비 후보로는 김흥래(전 행자부 차관), 전태홍(목포상공회의소 회장), 권이담(현 시장) 씨 등이 3명이 등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날인 20일 접수한 권이담 씨의 일부 등록서류 내용이 문제가 됐다. 권 시장은 지구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부한 등록후보자 서류 중 서약서 하단에 별도의 단서조항을 직접 기재해 제출한 것이 문제가 됐다.

권 시장, 중도탈퇴 시 등록접수비 반환 조건 달아

원래 지구당 선관위가 배부한 서약서에는 '본인은 당의 당헌·당규를 준수하며 정강정책의 실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함은 물론 경선 결과 및 당의 추천 결정에 절대 복종할 것'이 내용이었다.
그런데 권 시장은 서명난 밑에 '당헌·당규 등 해석과 불공정 경선에 의해 경선후보를 사퇴할 경우 등록접수비(1500만 원)는 즉시 반환해 줄 것을 조건으로 서약한다'는 단서조항을 넣은 것이다.

이 사실을 확인한 지구당 선관위는 마감일인 20일 밤 권 시장 집으로 직접 찾아가 단서조항을 기재한 조건부 서약서와 관련해 다음날인 21일 낮 12시까지 등록서류 보완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지구당선관위는 문제의 서약서에 서명날인만 해서 제출하라는 주문이었고 이날 공문과 함께 권 시장이 제출한 후보등록서류 일체를 되돌려 줬다. 지구당 선관위는 이와 함께 후보등록 마감과 동시에 할 예정이었던 후보들의 기호추첨도 다음날로 연기했다.

당 선관위 '절차상 하자 없었다'

휴일인 다음날 당 선관위가 통보한 마감시간 1시간 전인 오전 11시쯤 권 시장이 다시 등록서류 일체를 들고 지구당에 왔다. 당 선관위 위원과 당직자들과 면담자리에서 권 시장은 휴일을 이유로 다음날인 월요일 12시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뒤 전날 접수한 등록서류를 다시 건네주고 돌아갔다.

그러나 지구당 선관위는 오후 1시 권 시장을 제외한 김흥래, 전태홍씨 등 시장 및 전남도의원 예비후보를 불러 경선기호 추첨을 전격 실시했다. 추첨에 앞서 지구당 선관위는 권 시장의 후보등록서류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과정을 설명하고 '마감연장 시한인 12시까지 서류보완에 응하지 않아 긴급회의를 열어 후보등록 무효를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목포지구당과 당 선관위는 권 시장이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 셈이다. 당 선관위는 또 다른 후보와 형평성과 경선일정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후보등록 무효라는 극약처방을 내림으로써 결과적으로 시장후보 경선자는 김흥래, 전태홍으로 확정됐다.

기호 추첨에 앞서 또다시 파란이 일었다. 권 시장 후보등록 무효와 관련해 전태홍 씨는 일부 당직자들의 특정후보 지원을 거론하며 지구당 당직자들의 엄정 중립과 공정경선 보장을 약속해야 기호추첨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전 씨는 또 당 시장후보를 선출하는 축제인 만큼 권 시장의 요청을 받아 들여 다음날로 기호추첨을 연기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이에 대해 김흥래 씨는 선관위가 추진하는 절차대로 하자며 전 씨 측 제안을 거부했고, 결국 두 후보만 기호추첨을 실시함으로써 모든 상황은 끝나버렸다.

권 시장, 경선배제 의도 반발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권 시장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오후 3시쯤 권 시장을 지지자 30여 명과 함께 지구당사를 찾아와 항의했다.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등록무효를 결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호추첨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불공정 경선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구당 관계자는 미국에 있는 김홍일 위원장에게 전화로 상황설명을 했다.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다시 3명 후보들이 합의한 뒤 선관위 회의를 소집해 '모양새 좋게 하라'는 수습책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대로 후보들을 당사로 불러들여 합의를 시도하려 했으나 김흥래 후보의 반발로 무산됐다. 또한 시장후보 경선이 2파전으로 압축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고 판단한 전태홍씨 역시 합의에 동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위원들도 당사를 빠져 나갔다. 이미 상황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상태가 된 것이다. 김흥래 후보나 선관위 역시 이미 권 시장에 대해 후보등록 무효를 선언했고 기호추첨도 끝난 마당에 '무슨 소리냐?' 라는 입장이었다.

법정으로 비화 조짐

이런 가운데 권 시장과 지지자들은 밤늦게까지 지구당 사무실에서 후보등록 무효를 결정한 당 선관위 회의록 열람을 요구하며 '의도적으로 경선참여 자체를 막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권 시장은 '등록서류 자체가 아닌 문구에 다소 문제가 있기 때문에 후보 등록접수는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구당 선관위는 '권 후보를 등록부효 처리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 시장측은 절차상 하자 있다며 앞으로 법정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혀, 자칫 경선후보 등록무효 문제는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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