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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 대선자금공개촉구 및 등록금 인상저지를 위한 결의대회가 종묘공원에서 열렸다. 그날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숨진 채로 발견된 노수석 열사의 외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6년이 지난 2002년 같은 장소에서 전국에서 올라온 대학생 3000여 명이 6년 전의 그 구호를 반복했다.

'등록금 인상 저지, 교육재정 확충, 교육시장화 저지'

29일 오후 2시,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시간에 전국의 대학생들은 수업을 포기하고 '교육학생연대 전국대학인 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종묘공원에 모였다. 그들이 여기까지 온 이유는 <당신께 드리는 편지>라는 노래 앞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삼남매 등록금 고지서를 나란히 펼쳐놓고 밤새워 한숨짓는 아버지. 아버지의 그 한숨은 그깟 종잇장을 몇 백만 장이고 한번에 날려버릴 듯 무겁고 길었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볼 때마다 나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올해 각 대학은 등록금을 5∼13% 인상했다. 상명대 예체능계의 경우 재학생 등록금이 350만 원을 훌쩍 넘었고 한양대 공과대 재학생은 309만 원을 내는 형편이다. 학생들은 단식투쟁, 등록금 납부 연기, 현물납부, 삭발 등의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 반대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에서 그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등록금 납부마감일은 지나버렸다.

아직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울대학교는 총장실 점거 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연세대에서는 대정부 농성단이 천막투쟁을 계속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학내에서의 등록금 투쟁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대학생들이 모여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이날 종묘에 모인 대학생들은 이러한 요구를 담은 5대 요구안을 발표하고 이상주 교육부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1. 교육 시장화 정책 전면 철회! 대학 구조조정 반대
2. WTO 투자협정 반대, 교육개방 저지
3. 등록금 인상 철회, 국가교육재정 확충
4. 이월, 적립금 교육비로 환수, 여결산 내역 공개, 등록금 책정에서 학생참여 보장
5. 국립대 회계 특별법 저지, 사립학교법 개정


광운대 총학생회는 단과대학 학생회장 6명과 부총학생회장이 직접 혈서로 작성한 '학원 자주 민족 자주'라는 깃발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수호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물결이 교육부분에도 영향을 미쳐 기간제 교수 임용과 자립형 사립고 같은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투쟁과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반대 투쟁은 지금 이뤄지고 있는 발전노조 민영화 반대 투쟁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투쟁을 평가했다.

교육학생연대회의는 5시쯤 종묘에서 집회를 마치고 명동성당으로 행진을 진행하였다. 일부 학생들은 교육부장관과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정부청사 앞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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