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의 '자장면'

자장면은 국수에 여러 가지 고명과 장(차오장: 자장)을 얹어 먹는 중국 전통 요리로 베이징(北京)ㆍ톈진(天津) 방면에서 널리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자장면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기다. 맛이 일품이기도 하거니와 어디서나 손쉽게 찾아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먹는 자장면의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가공된 것이라 중국 정통 자장면과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

'자장면'은 외래어

'자장면'은 아주 쉽게 대할 수 있는 말이라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중국 요리(중화 요리)이므로 중국에서 온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장면은 중국에서 전해지긴 했지만 이제는 우리말로 굳어진 말이다. 이렇게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에서 전해졌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우리말로 굳어진 말을 외래어라 한다. 자장면은 우리말인 외래어인 것이다.

자장면은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만들어 팔기 시작한 음식이다. 고기와 야채를 중국 된장인 '자장'으로 볶은 것에 면을 넣어서 비벼 먹는 중국 요리를 가리킨다. 따라서 자장면은 원래 중국어인 '작장(炸醬-Zhajing)'에 한자어인 '면(麵)'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실제 우리들은 자장면이라 하기보다는 '짜장면'이라고 부른다.

자장면의 역사

자장면이 언제, 누구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는지를 밝혀줄 만한 자료는 거의 없지만, 정식으로 자장면이란 이름으로 음식을 팔기 시작한 곳은 1905년 개업한 공화춘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당시 화려했던 옛 건물의 자취만 남아 있지만 일제 때부터 청요리로 크게 이름을 날렸던 고급 요리집이었다.

이렇게 공화춘이 성업을 이루자, 화교 유지들은 인근의 대불 호텔을 사들여 베이징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베이징에서 건너온 '주(周)사부'라고 불리던 일급 주방장이 있어 전통 베이징 요리를 맛보려고 서울을 비롯하여 각지의 미식가들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에 따른 호황으로 청관 거리에 동흥루가 연이어 문을 열면서 인천은 청요리의 본산으로 자리잡았다. 향토 자장면을 만들어낸 자금성의 손덕준 씨는 그의 할아버지가 중화루의 마지막 요리사였을 만큼 대를 이은 솜씨가 가히 국보급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만든 자장면이 독특한 이유는 손수 만든 춘장에 있다. 그것을 1년간 숙성시킨 뒤 일반 시판용 춘장과 섞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그만의 춘장을 만들었다.

조리법 따라 맛도 가지가지

우리가 흔히 자장면이라고 시키는 것은 양파, 양배추, 특히 감자를 큼직큼직하게 썰어넣고 물과 전분을 잔뜩 넣어 춘장의 맛을 연하게 만든 자장면을 말한다.

춘장에 물과 전분을 넣지 않고 그냥 기름에 볶기만 하면 간자장이 된다. 옛날 자장보다 조금 더 기름지고 자장과 면이 따로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우, 갑오징어, 해삼 등의 재료가 들어가는 고급 자장면인 삼선자장을 선택해보는 것이 어떨까? 채소와 각종 재료를 면발과 같이 길쭉길쭉하게 썰어넣어 소스를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알뜰 자장인 유슬자장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집마다 유니, 유미 자장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자장이 바로 유모 자장. 고기를 갈아넣은 자장을 말한다.

최근에는 만드는 방법과 상관없이 2~3인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널찍한 쟁반에 나온다고 해서 쟁반자장, 짬뽕과 짜장을 반반씩 담아낸다고 해서 짬뽕자장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면서 꾸준한 대중의 사랑 받고 있다.

중국의 '자짱미옌'

자장면(炸醬面)하면 어릴적 가끔 외식이 있을 경우에 먹었던 생각이 난다. 게다가 자장면과 관련한 "자장면 시키신 분" 등과 같은 재미있는 CF문구, '중화반점'이라는 노래 제목, 자장면을 소재로 한 '신장개업'과 '북경반점'이라는 영화 등은 우리나라에서 자장면이 보편화되고 추억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자장면의 원조는 중국에는 없고 우리나라가 원조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자장면은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우리의 입맛에 맞게 바꿔진 것이다.

원조인 중국의 '자짱미옌'

우리나라의 자장면을 중국에서는 자짱미옌(炸醬面)이라고 부른다. 자(炸)는 '불에 튀기다' 라는 뜻이고, 짱(醬)은 작은 젓갈, 된장, 간장 등 발효 식품을 총칭하는 발효 식품류를 뜻한다.

미옌(面)은 밀가루 국수라는 뜻이 합해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자장면을 중국어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자짱미옌'이다. 글자 그대로 풀자면 '장을 튀겨서(또는 볶아서)얹어 먹는 국수' 정도.

실제로 중국의 자짱미옌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대략적으로 청나라 때부터 중국의 하류층들이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자짱미옌은 실제 짠 맛의 춘장을 많이 넣지 않았기에 자짱미옌 색깔은 우리와 같은 검은 색은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자장면이 단맛이 있는 반면 중국의 자짱미옌은 비교적 짜다.

그릇의 크기도 중국의 자짱미옌은 작은 사기그릇에 몇 가지 야채를 놓고 디저트용으로 먹는다. 즉 우리나라의 자장면은 끼니를 채울 수 있지만 중국의 자짱미옌은 끼니를 대신하기에는 양이 적은 편이다.

다양한 종류의 자짱미옌

중국 사람들은 날씨가 더워질 때면 입맛이 없어져 면을 찾게 된다.

중국의 면음식문화는 량미옌(凉面), 렁미옌(冷面), 자짱미옌(炸醬面) 등 매우 종류가 다양하고 중국인이 매일 평균 먹는 면은 400근에 이를정도로 면을 즐긴다.

특히 자짱미옌은 가지 수도 많지만 자짱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간자짱은 육수를 넣지 않고 재료와 자장만을 볶아 면 위에 따로 부어먹는 자짱미옌으로, 육수를 넣지 않아 탄맛이 조금 나는 듯하다. 삼선자짱은 말 그대로 좋은 재료 세 가지가 들어가는 자짱미옌이다. 쓰촨자짱은 중국 쓰촨식으로 고추기름이 더해져서 매운 맛이 강한 자짱미옌이다.

짬봉도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자장면하면 바로 떠오를 수 있는 음식 중에 하나가 짬봉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식 자장면을 먹는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특유의 맛 살린 '사우나 짬뽕'이 중국인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톈진시 난카이구에 위치한 '피플(people)' 레스토랑에는 '사우나 짬뽕'을 맛보기 위해 찾는 중국 손님들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100% 한국산 고추가루를 이용해 현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중국손님들이 다시 찾아오게 하는 것도 이러한 짬봉을 중국의 쓰촨성의 음식과 비슷하게 만들었던 주방장의 틈새시장을 노린 아이디어다.

개혁 개방 이래 서양식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이따리미옌(意大利面. 스파게티)과 같은 음식이 최근 자짱미옌 보다는 더 인기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 것을 중국에 알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류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는 이곳은 앞으로 소박한 우리 음식인 수제비, 막국수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