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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진


서울역 지하철 1호선 2번출구 지하쪽 방향.
늦은 저녁시간 아무 생각없이 그곳을 지나치기란...쉽지 않습니다.
2,30여 명은 족히 넘는 한 떼의 사람들 때문입니다.

노숙인...

삶의 마지막에 다다른 것처럼...
한없이 자신들을 팽개치는 것 같은...

그들에게 다가가기란 참 어렵습니다.

추운 겨울밤.
무거운 몸을 기댈 거리의 안식처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쓴 소주의 힘을 빌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자신을 의지하다가
그대로 삶을 마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힘겨운 세상살이의 무게는
누구나 무겁기만 합니다.

무게의 육중함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
셋이
넷이
그리고 다섯이 함께 나누면
한결 짊어질 만 합니다.

지난 연말 어느날 저녁...서울역 광장
길거리에서 숨진 노숙인들의 영혼을 기리는 어느 작은 모임자리에서
한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바람에 행여 촛불이 꺼지려나
고이 움켜쥐고 있던 할머니의 손등은 거친 주름이 가득했습니다.
그녀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기도를 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단지
작은 모임이 끝나고 할머니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서울역 지하철 1호선 2번 출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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