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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믿었던 제가 바보입니다.”

해태제과 소액주주 운동본부의 염경환 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더 이상 신문을 보기가 싫단다. 그에게 신문과 주식은 과거부터 뗄래야 뗄 수 없는 정보지였고, 그는 신문을 믿었기 때문이다. 반신반의하던 해태제과의 인수·매각설에 대해 신문들이 확신을 심어줬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해태제과(주)에 대한 언론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1999.9.28 동아일보>는 해태음료, 홍콩투자사 클라리온 캐피털에 매각이 확정됐다며, 조흥은행 관계자를 빌려 "앞으로 해태그룹은 해태제과와 해태타이거즈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1999.12.20 연합뉴스>에서는 해태제과가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부도 2년여만에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고 보고했다. 신문은 또 지난 97년 11월 이후 2년이 넘게 부도상태를 유지해온 해태제과는 출자전환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2001.4.11 동아일보·연합뉴스>도 해태제과의 법정관리와 관련 채권단이 외국계 증권사 ABN암로를 주간사로 선정, 실사작업을 마친 결과 해태제과의 청산가치는 4천억 원, 계속기업가치는 1조2천억 원 정도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전했다.

이같이 언론에 보도된 상황을 보면 해태제과 소액주주들은 해태제과의 회생가능성을 철저하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후 불과 석달도 안되면서 <2001.07 매일경제신문>에서는 ‘해태브랜드 가치 살려 해외매각...채권단 '쾌재'’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신문은 “이로써 해태제과와 음료의 매각은 채권단, 노동자, 거래선이 모두 이익을 본‘윈윈게임’으로 마무리된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해태제과 매각성공에도 불구하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고 있어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몫은 거의 없을 것이란 게 채권단의 설명”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소액주주대변인 박준영 씨는 이에 대해 “하다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이미 입주해 있는 세입자에게 최소한의 배상을 해주는 것이 우리나라 법인데 해태제과(주)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측은 ‘현재 부채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그는“부실기업에게 자산 이상의 과다한 대출을 해준 조흥은행의 업무상 과실 책임도 물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염경우 위원장은 “부실 경영진은 물러나면 그만이고 채권단은 제몫 챙기기에 바쁜 상황에서 힘없는 소액주주만 바가지를 쓴다는 것은 너무 잘못된 일 아닙니까?”라며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우리 국민들과 함께 한 국민기업 해태제과를 땡전 한푼 안들이고 외국자본 기업에 졸속으로 매각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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