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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자 조선일보 5면 하단 광고


국방부가 주한미군측에 용산 기지내 아파트 건립 대체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은 18일 신문광고를 통해 "주한미군 기지내 아파트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반면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준) 등 그간 아파트 건설 반대운동을 벌여온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방부가 대체부지를 제안한 것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 아파트 건립 대체부지 제안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용산기지내 아파트 건립계획과 관련,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우스포스트(남쪽기지)대신 대체부지로 사우스포스트 건너편에 위치한 미군수송단(TMP) 부지와 유엔사(UNC) 컴파운드 등 2곳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제임스 솔리간 주한미군사령부 부참모장(공군 소장)이 "지난 14일 있었던 2차 고위급 접촉에서 한국측이 사우스포스트내 아파트 건축 예정부지 대체지로 TMP와 유엔사(UNC) 컴파운드를 제시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연합뉴스가 전하면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임스 솔리간 주한미군사령부 부참모장은 "기혼 미군장병들의 숙소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당초 우리가 계획한 1066가구의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재 공병단을 통해 대체부지의 정확한 규모와 건축 가능한 높이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아파트 건립과 기지 이전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우리는 언제든 대체부지와 비용 문제만 해결되면 용산 기지를 옮길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한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용산기지 이전은 장기과제로 추진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군의 숙소 부족난을 계속 방치하기 어렵다"면서 "제3의 부지에 미군 아파트를 건설한 뒤 용산기지가 이전할 경우 이것을 국방부가 인수, 한국군 장교의 숙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 차영구 정책보좌관은 "(주한미군 아파트 대체부지와 관련) 아직은 토의 수준으로 고위급 상설협의체에서 회의중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아직 공식 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주한미군 아파트 대체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캐피탈호텔에 인접한 TMP 부지 등은 당초 예정지인 사우스포스트와 달리 주변에 아파트가 이미 들어선 일반주거 지역이기 때문에 최고 14∼15층 규모의 아파트 건립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용산기지를 이전할 경우 이 기지를 구성하는 2개의 큰 덩어리인 사우스포스트와 메인포스트의 공원화를 추진하겠다며 사우스포스트내 아파트 건립에 반대입장을 밝혀온 서울시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한미군이 원래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던 사우스포스트는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 있어 용도변경 권한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협조하지 않으면 5층 이상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했지만, 이번에 국방부가 제안한 대체부지는 일반주거지역이므로 무조건 반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서울시의 도시계획국 선건수 종합계획팀장은 "아직 대체부지건에 대해 공식 통보받은 적도 없고, 검토해본 적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준) 김종일 위원장은 "용산 기지 내 아파트 건설 문제로 일고 있는 반미 여론을 완화시키려는 의도"라며 "국방부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22일 용산 기지 52번 게이트 앞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용산에서 제2의 매향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서울시도 국방부의 제안에 흔들리지 말고 합리적인 도시개발을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서라도 용산 기지 반환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주한미군 아파트 건설 허용하라"

하지만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성우회, 베트남 참전 전우회, 해병 전우회 등 57개 단체는 18일자 조선일보 5면 하단에 '주한미군 아파트 건설, 허용해야 한다'는 제목의 광고를 싣고, "최근 용산기지 내 아파트 건립문제가 본질을 벗어나 반미감정으로 비화되면서 자칫 국가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용산기지 이전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유사시 최우선 타격 목표인 서울에 미군과 그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것도 우리 안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감상적 민족주의나 나홀로 자주국방은 세계적 안보추세를 거스르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일부 시민단체들은 민족의 생존이 걸려있는 안보문제에 감정적, 근시안적 대응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목숨 바쳐 국가안보를 지켜온 650만 향군회원들은 민족의 생존을 걱정하는 우국충정으로 정부의 조치와 시민단체의 경거망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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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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