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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화, 만화대여점, 낡은 출판만화정책, 청소년보호법 …. 이들은 90년대 이후 출판만화를 퇴락길로 접어들게 한 주인공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식적인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부터 일본만화는 물밑에서부터 잠입해 이제는 출판만화 시장의 80∼90%를 차지하게 됐고, 인기만화 10위에 우리 나라 작가의 만화는 단지 1∼2개정도일 뿐이다.

또,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 생겨난 만화대여점은 만여개에 달해 "만화는 잘 팔려도 만화가는 배고픈" 현실을 만들어 냈으며, 청소년보호법이 제정되며 만화는 청소년의 절대악, 사회악으로 지목돼 공식적으로 불온하게 취급됐다. 마지막으로 우리 나라의 낙후한 출판만화정책은 이를 방치함으로써 결국 우울한 만화계 현실에 결정타를 날리고 있다.

이러한 퇴락의 고리를 끊고 우리 만화를 발전시키기기 위해 만화가들이 나섰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오는 11월 3일을 '만화의 날'로 지정하고 상징화해 앞으로 만화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갈 계획이다.

만화의 날로 지정된 11월 3일은 사실 만화계에서는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 93년 '불법일본만화퇴치운동'이, 96년 '만화심의 철폐'를 요구하는 만화인 집회가 열린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만화가협회는 오후 2시부터 아트선재센터 공연장서 기념식을 갖고 원로작가 공로상 및 감사패를 수여하고 김수용, 이태호, 박찬섭 씨들의 실제 만화가들로 이뤄진 힙합그룹 공연도 진행한다.

또, 오는 14일에는 '만화산업대토론회 - 한국 만화 어디로 가나'를 개최하여 한국 만화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다. 토론회에는 한창완 세종대 교수, 김문화 서울문화사 부장, 윤태호 작가, 고경일 상명대 교수가 발제하고 김창헌 시공사 차장, 이재식 코믹스투데이 편집장 등이 토론한다.

한편, 만화의 날 기념 전시회도 열린다.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벽산125빌딩 3층 갤러리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 만화역사상 처음으로 문화훈장과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한 고 김종래 씨와 고우영 씨의 작품으로 구성된 특별전과 만화계의 빛바랜 추억의 사진전이 마련된다(02-757-8485).

베스트셀러 작가일지라도 창작 수입이 월 백만원이 넘지 않아 애독자를 중심으로 '만화 사서 보기'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는 요즘, 만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왜 만화의 날이 만들어졌는지 되새겨봐야 할 듯 싶다. 만화계의 우울한 밑그림을 넘어서려는 작가들의 노력이 사뭇 빛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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