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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는 비디오가게가 여러 군데 있지만 제가 가본 곳은 두군데죠. 하나는 도서대여까지 취급하는 제법 공간이 넓은 곳이고 한 곳은 그야말로 동네 비디오가게처럼 생긴 곳이죠.

처음엔 가까운 동네가게에 갔다가 좀더 많은 비디오가 진열되어 있는 큰 곳으로 갔죠. 거의 매일 저는 비디오를 한편씩 보거든요.

그런데 어느날부터인지 그곳에서 비디오를 대여할때 컴퓨터 모니터 상에 제 얼굴이 뜨더군요. 비디오를 빌릴때마다 제 얼굴이 모니터 상단에 있는 카메라에 찍혀 나오더군요.

그래서 한동안 동네 비디오가게를 이용하다가 하루는 맘먹고 다시 큰 매장으로 갔답니다. 그리곤 공손히 따졌죠. "이런 걸 손님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나요?" 주인왈 "오히려 좋아하던데요. 담부턴 이쁘게 와서 찍혀야지 하면서요."

어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말했죠. "이건 분명 초상권침해라고 생각되는데요. 주민등록증 날인 거부를 왜 하는 건가요? 그건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생각하는데서 기초하는 것 아닌가요? 주인입장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서 컴퓨터로 관리하는 것은 손님을 잠재적인 비디오 도둑놈으로 보는 것 아닌가요?"

동네 비디오가게에는 할머니가 주로 계십니다. 그 할머니는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노트에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하고 비디오번호를 적고 빌려가면 됩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있을때는 제 이름을 알기때문에(두번째 갔을때 제 이름을 기억하더라구요.) 비디오를 빌려갈때 아무말 없이 대여료만 주고 가면 됩니다.

다양한 비디오를 가지고 있지만 손님을 도둑놈으로 인식하는 가게와 비디오의 수는 적지만 손님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를 갖는 비디오가게 중 여러분은 어떤 가게를 이용하시렵니까?

우리들의 잃어버린 권리, 그리고 신뢰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사건이라면 조금 비약이 심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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