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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월이면 보험사별로 연도대상시상식을 갖는다. 보험회사의 회계년도는 일반기업의 회계년도와 다르게 매년 4월 1일에 시작해서 그 다음해 3월 31일에 끝난다.

사업결산을 마치고 영업사원, 영업소, 영업지점에 대한 포상은 결산을 하고 나서 6월에 시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년 6월이면 각 사의 보험여왕이 발표되고 연봉이 3억이니 4억이니 하여 각종 뉴스매체에 보험여왕들은 각광을 받게 되고 유력보험사여왕들은 자신의 판매기법이나 경험들이 책으로 발행되어 전국의 수많은 설계사들에게 절찬리에 판매된다.

그런데 해마다 발표되는 여왕들의 이면을 살펴보면, 대부문 여왕들은 그 다음해 여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름 없는 별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빚에 쫓기어 가정이 파탄되고 졸지에 알거지가 되는 설계사들도 많다는 것을 보험영업조직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른다.

왜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설계사들이 빚에 쫓기고 가산이 탕진되고 이름도 없는 별처럼 사라질까?

그것은 보험설계사들의 급여구조와 보험설계사들의 정신과 마음을 극도로 압박시키는 영업조직의 제도이다.

먼저 설계사 급여구조를 살펴보자.

보험설계사들은 신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수금으로 이어지면서 신계약과 수금(유지)으로 성적을 책정하고 그에 대한 성과급을 얻게 된다.

각보험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설계사들의 급여구조는 고정급(출근수당, 직책수당)과 성과급으로 나누어지는데 고정급은 전체 급여의 20% 미만이며 대부문 성과급이다.

그렇다면 성과급의 급여체계는 어떤가?

성적별로 비례체제인 것이 아니라 누진적으로 성적이 많을수록 폭발적으로 증가는하는 것이 보험사 성과수당이며, 성과수당도 당월 자체의 신계약성적으로만 기준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의 수금(유지)과 결부되어 수금성적에 따라 성과수당이 가감되어지며 설계사 등급(등급에 따라 고정급여인상)도 신계약과 유지(수금)가 필수적 요인이 되어 결국 설계사들은 신계약과 수금을 지속적으로 우량업적을 이루어내야
안정된 소득 창출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설계사들은 매월 표준활동으로 시작하여 표준활동의 결과물로 유망고객을 확보하고 유망고객으로 하여금 보험을 가입토록 하여 신계약을 창출하고 가입한 고객이 만기까지 보험료를 연체없이 잘 납입하도록 노력해야 결국 앞서 기술한 수당을 불이익없이 수령하게 된다.

그런데 보험가입자들이 모두가 똑같은 상황이 아닌데 중도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해약하는 고객이 나오게 되는 경우는 이미 설계사가 그 고객의 보험가입으로부터 얻은 수당을 거의 토해내야 되는 경우가 생긴다.

수당도 토해내야지만 그 설계사는 유지(수금)의 부진으로 설계사등급과 그 설계사가 소속한 영업소의 성적에도 좋지 않게 미치게 되어 이래저래 계약이 해약, 실효되는 경우 설계사는 엄청난 심적 고통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다는 그렇지 않지만 억지로 설계사들이 보험료를 대납해서 계약을 억지 유지시키는 경우도 허다하고 억지 유지에 대한 보험료는 설계사수당에서 나가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게 된다.

한편 설계사들은 항상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세일즈맨이기 때문에 신계약은 매월 평균적, 표준적으로 안정되게 판매되는 것보다 경기, 고객의 사정, 설계사의 노력열정에 따라 불규칙, 불안정한 성적을 올리는것이 자연스런 일이다.

그렇지만 설계사등급이나 성과수당구조가 설계사로 하여금 보험판매에 대한 무리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다.

가령 어느 특정설계사가 설계사등급에서 최우량급인 경우를 보자.
만약 그 설계사가 당월에 저조한 판매실적을 낸 경우에 그 설계사는 그에 맞는 등급에 합당한 성적을 낸 경우보다 헐씬 차별적인 수당을 받게 되어 그 설계사는 합당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 부실계약(무리한 보험강요, 보험료대납에 의한 보험체결)을 판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계사가 한번 부실계약을 판매하면 그 설계사는 단 한번의 보험료손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금에 대한 성적연계로 지속적인 보험료 대납으로 이어져 결국 설계사가 받는 수당 대부분을 보험료로 밀어넣는경우도 많다.

설계사의 급여구조가 설계사로 하여금 부채의 더미로 몰아넣는 경우라면 보험영업조직망과 제도는 설계사로 하여금 파탄의 구덩이로 몰아넣게 된다.

보험영업조직은 본사와 지역별본부 본부 산하에 지점, 지점 산하에 영업소 영업소 산하에 팀, 팀 산하에 설계사라는 계통으로 일사불란하게 매월 매년 영업하게 되는데 회사가 목표를 부여하고 그 목표는 본부에 본부는 다시 지점에 할당하고 지점은 다시 영업소별로 할당하고 영업소는 다시 팀별로, 팀은 설계사별로 할당 책임달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회사는 목표달성에 당근과 채찍을 수시로 병행하는데 당근으로는 영업조직원의 성과보너스, 인사고과우대, 승진 등이며 채찍으로는 인사고과불이익, 급여삭감 등을 들 수 있는데 문제는 목표가 합리적이지 않다는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최일선에서 설계사가 직접적으로 통제받는 데는 영업소인데 이 영업소의 조직원으로서 설계사는 자신의 급여에 대한 노력만 기울이면 되지만, 영업소의 전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노력을 기울이다보면 결국 소득향상과 관련 없는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일선영업소가 신계약에 대한 목표달성에 가장 지름길은 증원이다. 새로운 설계사가 입사하게 되면 그 설계사의 연고, 지인으로부터 손쉽게 보험판매가 가능하여 영업소 목표달성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존설계사는 증원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에 정신적, 육체적인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고 자신의 고유 본분인 보험판매에 쏟아야 할 상당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보험판매에 열정을 다해도 성과가 시원찮은 보험시장에 증원이라는 본인과 관련 없는 일에 매달리다보니 결과적으로 보험성적도 부진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일선영업소의 신계약의 영업관리는 매월별, 월은 다시 주차별로 마감관리를 하는 이른바 주 5일 영업관리를 한다. 주 5일 동안 회사, 본부, 지점, 영업소, 팀별, 설계사별로 목표가 내려가고 그 목표달성에 각종 시책과 채찍이 주어지며 마감성적 부진시에는 각 일선 영업지휘자들이 많은 불이익이 주어지고 설계사 역시 심적 고통에 쌓이게 되어 마감일정에 목표달성하려고 고객으로부터 약속날짜를 앞당겨서 본인이 대납하여 넣은 신계약이 비일비재하고, 영업소별, 팀별로 일대일 경쟁도 하게 되어 부실과 부실을(억지 보험판매하고 실효되고 본인의 보험료대납하는 경우) 양산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결국 설계사는 소득이라는 기본적 목표가 자신의 제일목표인데 설계사의 잘못된 급여구조, 무리한 영업압박, 엉뚱한 곳에 에너지낭비(증원)등으로 부실계약판매, 무리한 보험판매(날짜 앞당기는 계약) 등이 설계사의 수당을 빛좋은 개살구로 만들게 된다.

해마다 보험설계사 여왕들이 발표되지만 그 여왕에게 보이지 않은 어두운 그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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