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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원주는 한상철 원주시장의 "주사급대통령" 논란으로 뜨겁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일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국투어 일정으로 원주를 방문해 지역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벌어졌다.

이인제 최고위원이 원주지역 농산물 작황에 대해 질문하자 한상철 시장은 "원주는 예전부터 자연 재해가 없는 지역으로 다른 지역보다 덜하다"면서 "이런 자연조건 탓인지 외부로부터 도전을 덜 받아 인물도 주사급 대통령이 한 분 있고 이창복 국회의원 외에는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지역의 한 일간신문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한상철 시장의 최 전대통령에 대한 비하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최 전대통령의 모교인 원주초등학교 동문회와 강릉최씨 원주종친회, 원주시 번영회를 중심으로 하는 최규하 전대통령 기념사업회가 한상철 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면서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한상철 시장은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원주에는 최규하 전대통령 이외에는 인물이 없다는 뜻으로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종친회와 원주초등학교 동문들은 "공인인 시장이 실언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으며 평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하발언이 나온 것"이라며 명예훼손 소송 등 강력한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원주에서의 최 전대통령 비하 발언은 문제의 발언을 최초로 보도한 강원일보와 한상철 시장과의 관계, 최 전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 민선시장이 한상철 시장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규하 전대통령의 친일문제를 포함한 역사적 평가는 빠진 채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대응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과 문제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한상철 시장의 발언내용이 지역 언론에서 기사화 할 만큼 뉴스로서의 가치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이 사건을 가장 먼저, 유일하게 보도한 강원일보사가 지난해 한상철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입해오던 계도용신문보급을 중단했던 것에 반감을 갖고 있던 강원일보사가 문제의 확산을 위해 의도적으로 기사화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상철 시장은 오늘 오전 항의방문한 강릉최씨 원주종친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발언내용 전체가 보도된 것이 아니라 "주사급대통령"이라고 발언한 부분만 보도됐다며 언론보도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밝혔다.

한상철 시장이 "주사급 대통령"이라는 발언을 한 자리에 강원일보 기자를 포함해 지역의 대부분의 언론사 기자들이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강원일보만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계도용신문 보급 중단에 따른 감정적인 대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황만으로는 한 시장의 실언을 의도적인 확대보도로 보기에는 언론자유가 보장된 현재의 여건에서 볼 때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증명할 수 없는 추론"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철 시장의 실언과 관려난 또 다른 문제는 일반시민들의 경우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특수 관계에 있는 이해관계집단에서만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강릉최씨 원주종친회에서는 한 시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종친회 차원에서 명예훼손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최규하 전대통령 기념사업회와 최 전대통령의 모교인 원주초등학교 동문회의 경우 시장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전 최전대통령의 생가복원 사업을 반대했던 원주지역의 시민단체들의 경우 한 시장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강릉최씨 종친회를 포함해 동문회와 번영회를 중심으로 하는 기념사업회의 경우 한 시장의 "주사급 대통령"이라는 시장 개인의 최 전대통령에 대한 실언에 대한 반발의 강도가 "친일파이면서 반민주인사"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의 평가와 주장에 비해 대응 강도가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주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견 가운데 "최 전대통령을 주사에 비교하는 것은 주사에 대한 모독"이라는 지적도 있으며 "원주를 대표할 만한 큰인물이 최규하 전대통령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 아니냐"며 반문하는 의견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핵심은 한 시장의 실언에서 출발했지만 이번 기회에 최규하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주를 대표하는 인물이 대통령을 역임한 최규하 씨가 되어야 하느냐 혹은 그렇지 않냐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대사의 치욕의 현장마다 나약한 모습으로 국민의 염원인 민주화를 결과적으로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원주 출신으로 대통령을 역임했기 때문에 기념사업을 벌일 만큼 큰 인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실언"으로 원주는 지연과 학연, 혈연에 의한 해프닝으로 지역사회가 각각의 의견에 따라 대립하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은 한상철 시장의 사과문 전문

덧붙이는 글 | 최규하 전 대통령님 관련 발언에 대한 사과문 

○본인은 7월19일 오후 민주당 원주지구당사에서 가진 이인제 최고위원과 당직자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고장 원주가 한해 및 수해 등의 자연재해가 없는 축복받은 땅이며, 반면 외부에서의 도전이 거의 없는 탓에 큰인물이 적고 최근에 원주가 배출한 큰 인물은 유일하게 최규하 전대통령님 이라는 취지의 발언중 본의아니게 부적절하게 표현되어 결과적으로 최규하 전 대통령님과 원주시민의 자긍심에 깊은 누를 끼친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차후 최 전 대통령님을 배출한 자랑스런 우리고장 원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시민여러분들께 거듭 약속드립니다. 

                    원주시장 한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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