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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종교적 이유나 건강상의 문제보다도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지은이, 존 로빈스)라는 한 권의 책을 계기로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 제기하는, 우리들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동물성 단백질(육식)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지식의 문제나, 육식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환경생태주의적 문제들은 채식 여부를 떠나서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몸에는 채식만으로는 섭취할 수 없는 영양소가 있다. 요즘에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제품화한 건강식품들이 많이 있고 하니, 이를 반드시 육식으로 보충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현대의학에서는 완전-채식주의를 행하는 사람에서는 이러한 영양소의 결핍증이 일어날 수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이를 보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채식주의는 일반적으로 완전-채식주의자(vagan)와 보통-채식주의자(vegetarian)의 두 그룹으로 나누는데, 완전 채식주의자는 모든 육류는 물론 생선 그리고 계란과 우유 등과 같은 낙농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성 음식은 완전히 금하고 식물성 음식만을 먹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채식주의자는 다시 채식을 주로 하되 계란 우유, 요구르트 등의 낙농제품을 먹는 lacto-ovo-vegetarian과 유제품은 먹지만 계란은 먹지 않는 lacto-vegetarian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채식만을 하는 경우에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들은 비타민 B1, A, C, D, E 그리고 셀레니움 같은 미네랄 등이 있지만, 완전-채식주의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비타민 B12의 부족이다.

2000년 3월의 한 의학잡지(NEJM)에는 20년간 철저하게 채식을 해 온 프랑스의 한 젊은 남자가 비타민 B1과 B12 결핍으로 인한 양측시신경손상으로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게 된 사례가 보고 되었다. 물론 이 사람은 채식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채식주의자에게 정상적으로 권장되는 식생활조차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는 한다.

어쨌든 비타민 B12는 신경조직의 대사에 필수적이며, 비타민 B12 결핍증에 의한 신경증상은 보통 말초신경 증상이 먼저 발생하여 처음에는 감각이상 증세를 호소하고, 다음에는 평형감각 장애를 일으키며, 보다 진전된 경우에는 뇌기능 변화에 의한 환각이나 정신 이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비타민 B12 결핍에 의한 신경손상은 이후에 비타민 B12를 보충해 주더라도 회복되진 않는다.

비타민 B12 결핍증의 대표적 소견은 거대적아구성 빈혈인데, 이 빈혈은 딸기 모양의 혀가 특징적인 설염, 식욕부진과 설사 등의 위장관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법이 없던 시절에 붙여진 '악성빈혈' 도 비타민 B12 부족으로 생기는데, 이름과는 달리 비타민 B12 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이 비타민 B12는 사람의 몸 자체에서는 만들어지지 않고 고기나 유제품을 통해서 섭취 가능하며, 동물들의 장에서 세균에 의해 육류단백질 처리과정에서 생성된다. 또 세균이 음식물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도 생산된다.

이러한 비타민 B12는 우리 몸의 필수 미네랄인 코발트를 함유한 유일한 영양소로서 통상적으로 코발라민(cobalamin)으로 불려지고,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은 아주 적은 반면, 상당량의 비타민 B12를 간, 심장, 콩팥, 췌장 등에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쉽게 결핍증에 걸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육류나 유제품을 먹는 사람들보다 많은 엽산을 채소로부터 섭취하게 되는데, 엽산과 비타민 B12는 우리 몸에서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비타민 B12 결핍증에 의한 증상이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늦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더욱 심한 상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비타민 B12를 함유한 식품은 기름진 생선(송어, 청어, 고등어), 게, 가재, 계란, 여러 가지 유제품(특히 요구르트) 등이다. 간, 심장, 콩팥 등의 장기에는 매우 많이 들어 있다. 이렇게 음식물 속에 있는 비타민 B12를 사람이 섭취하면 위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내인자라는 물질에 결합된 다음 소장 말단에서 흡수된다.

육류가 아닌 경우, 콩을 발효시킨 제품이나 곡식의 씨눈이나 싹에도 비타민 B12가 함유되어 있을 수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에서는 비타민 B12를 보충할 수 있는 채식으로 성분을 강화시킨 두유(콩음료)나 곡식제품(시리얼)을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지만, 전혀 육류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자들은 이 비타민의 흡수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따로 보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비타민을 우리 몸에서 부족하면 합성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다. 다만 저장되어 있는 것을 이용하는 것일 뿐.

비타민 B12의 인체 함유량은 2-5mg(간에 1mg)이며 일일 비타민 B12 소실량은 하루 3-5μg이다. 따라서 인체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 B12를 저장하고 있으나 이론적으로 채식만 하는 경우 3-4년 후면 결핍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채식주의자들에게 FDA와 미국당뇨협회가 제시하는 권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식만 할 경우 결핍이 생길 수 있는 영양소를 얻을 수 있는 비육류 식품

비타민 B12--성분강화 두유와 곡식제품
비타민 D--성분강화 두유와 일광욕
칼슘--칼슘이 강화된 콩발효식품(tofu, 두부), 브로콜리, 씨앗류, 호두, 케일, 완두콩류, 토르티야, 두유, 곡류, 칼슘이 첨가된 오렌지쥬스 등
철분--완두콩류, 콩발효식품(두부), 녹색잎의 채소류, 말린과실, 곡류, 빵 등
아연-- 통밀, 통밀로 만든 빵, 완두콩, 호두, 콩발효식품
단백질--콩 발효식품(두부), 콩으로 만든 식품, 후두, 씨앗류 등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미국 당뇨협의 권고

1. 성장기나 수유산모, 임산부 그리고 질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은 영양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라.
2. 설탕이나 지방이 많은 제품과 같이 영양소가 적은 음식을 최소로 섭취하라
3. 곡식류는 가공이나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섭취하라
4. 철분의 흡수를 촉진시켜주는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한 여러 가지 씨앗류, 콩류, 과일류, 채소류를 섭취하라.
5. 낙농제품을 먹을 경우에는 저지방 혹은 지방이 없는 식품을 선택하라.
6. 계란을 먹을 경우에는 과도한 콜레스테롤 섭취를 피하기 위해 일주일에 3-4개 이상을 먹지 마라.

7. 유아기, 어린이, 10대의 성장기에는 다양한 음식의 섭취와 충분한 칼로리 보충으로 비타민 D나 칼슘, 철분, 아연 등이 적절히 공급되어야 한다.
8. 모유만 먹이는 조산아는 최소한 4-6개월부터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비타민D 와 철분을 공급하라.
9. 임신중에는 대체로 철분과 엽산제제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10. 완전-채식주의자는 성분강화 두유나, 곡식류, 영양보충제 등을 통해 비타민 B12를 보충하라.
11. 완전-채식주의자는 일광욕이 충분치 않은 경우 임신중 또는 수유기간에 비타민 D를 보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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