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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집 화재 진화작업 도중 숨진 서울 서부소방서 故박동규(46) 소방장, 故김기석(42), 김철홍(35) 소방사


▲ 가정집 화재 진화작업 도중 숨진 서울 서부소방서 장석찬(34), 박상옥(32), 박준우(31) 소방사

불법 주-정차 집중단속, 소방점검도 강화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홍제동 화재사건을 계기로 소방차량 통행 등을 가로막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이 실시된다.

또 화재, 붕괴 등 각종 안전사고 발생이 증가하는 봄철을 맞아 시장, 백화점, 비닐하우스촌 등 대형화재 취약지를 중심으로 이달 말까지 대대적인 소방점검이 이뤄진다.

서울시는 홍제동.세곡동 화재 참사를 계기로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 소방방재본부 및 경찰과 합동으로 이같은 대책을 마련해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대책에 따르면 시는 소방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는 주택가 이면도로를 비롯해 버스전용차로, 인사동.명동 등 `차없는 거리', 영등포시장, 용산전자상가, 청계천 등 상가밀집 지역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펴기로 했다.

시는 경찰과 합동으로 자치구별로 1곳 이상씩을 선정, 오는 17일까지 집중 단속을 펴고, 그후에도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해 사실상 무기한 집중 단속체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시는 특히 이번 단속에서는 과거와 같은 일시적.순회 단속을 지양하고 경찰과 자치구 인력을 총동원해 상주단속을 실시하면서 견인차량을 현장에 배치, 불법 주.정차 차량을 적발하는 즉시 견인조치할 방침이다.

▲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처참한 화재현장 ⓒ 김진영
시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로 적발돼 차량이 견인되면 승용차의 경우 과태료와 견인료 각 4만원과 시간당 700원씩 최고 50만원의 차량 보관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또 작년 서울지역 화재발생 건수(7천58건)의 18%인 1천272건이 봄에 집중되는 등 봄철 화재가 빈발하는 점을 중시, 소방.전기.가스 관련 기관과 자치구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구성, 이달 말까지 대형화재에 취약한 1천144곳에 대한 정밀소방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올 5월 말까지 산불진화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건물붕괴 사고 등 해빙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 119 구조.구급대의 긴급 출동태세를 확립키로 했다.

이밖에 소방관서장 및 간부 등이 현장확인을 하는 방법으로 소방용수시설이 설치된 4만7천999곳에 대한 일제 조사 및 점검.정비 활동을 벌이고 반상회.구정소식지 등을 활용, 주민들을 상대로 유형별 안전사고 예방대책 등을 홍보할 방침이다.


경찰 '집주인 아들 방화 시인'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홍제동 화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4일 불이 난 집주인의 아들 최모(32)씨가 `내가 불을 질렀다'고 진술함에 따라 5일중 최씨에 대해 현주건조물 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4일 오전 2시30분께 집에 들어온 뒤 어머니 선모(65.여)씨로부터 `왜 늦게 다니냐'는 꾸지람을 듣고 홧김에 어머니를 때린 다음 생활정보지에 불을 붙여 자신의 방에 던지고 어머니 방에 있던 이불에도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최씨가 지난 93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아 정신병원에 3차례 입원한 병력이 있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최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진화중 매몰, 소방관 6명 사망

2층 가정집에서 원인모를 불이나 건물이 무너지면서 진화작업중이던 소방관 6명이 붕괴된 건물더미에 깔려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관 6명이 한꺼번에 화재진압현장에서 순직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4일 오전 3시48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 2층 주택(소유주 선덕치.65.여)에서 불이나면서 건물이 붕괴, 진화작업을 하던 서울 서부소방서 소속 박동규(46) 소방장 등 6명이 숨지고, 이승기(38) 소방교 등 3명은 중상을 입고 입원치료중이나 중태다.

그러나 이 주택 2층에서 잠을 자던 김모(28)씨 부부 등 세입자 5명은 외출중이거나 대피, 화를 면했다.

불이 난 주택은 사제벽돌로 지어진데다 30년이 지난 노후건물로 쉽게 무너졌으며, 주택에 이르는 폭 6m의 이면도로 양쪽에는 승용차가 주차돼있어 소방차가 접근하지 못하는 바람에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 화재 현장 = 이날 오전 3시48분께 화재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부소방서측은 오전 3시51분께 소방관 46명과 소방차 20여대를 화재현장에 보냈다.

그러나 큰길에서 화재현장에 이르는 폭 6m 가량의 이면도로 양쪽에는 승용차들이 주차돼있어 소방차가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화재 현장까지 끌고가 5분여만에 일단 불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건물더미에 깔려있다 구조돼 병원에 입원한 강남길(34) 소방사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1층은 불이 타고 있었고 2층으로 불이 옮겨붙던 중이었다'면서 '일단 호스로 물을 뿌려 불길을 잡은 뒤 9명이 3팀으로 나눠 집안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 소방관 매몰.구조작업 = 소방관들은 오전 4시12분께 집 안쪽에 붙은 불길을 잡았으나, 사제벽돌로 지어진 주택건물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내려 집안에서 진화작업중이던 서부소방서소속 소방관 9명이 건물더미에 매몰됐다.

이중 김철홍(35) 소방교는 건물이 무너지면서 튕겨져나온 돌파편에 머리를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서울소방방재본부측은 소방관 매몰소식을 접한 후 시내 11개 소방서 구조대 200여명과 경찰 10여명 등 210여명과 포크레인 등 장비를 현장에 투입, 구조작업을 벌였다.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10여분이 지난 4시25분 시작됐으며, 구조대는 포크레인과 절단기 등을 이용, 3m 높이의 건물더미를 걷어내고 4시32분께 강남길 소방사를 처음으로 구조했다.

이어 5시7분께 숨진 김철홍 소방교의 시신을 발굴한 뒤 3시간여간의 구조작업 끝에 오전 7시35분께 마지막으로 이승기 소방사를 구출해냈다.

◇ 화인 및 경찰수사 = 경찰은 불이 난 직후 선씨의 아들 최모(32)씨가 집에서 나갔다는 주변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최씨를 연행, 조사중이다.

경찰조사 결과 최씨는 정신질환을 앓아 8년간 정신요양소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평소 이웃주민에게 행패를 부리는 등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러나 최초 발화장소가 현관 옆 최씨의 방이었고, 최씨의 방에 두꺼비집이 설치돼있다는 어머니 선씨의 진술 등으로 미뤄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씨는 화재 직후 인근 홍제3동 외삼촌 집으로 피신했다가 잠복중인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 사망.부상자= 숨진 소방관들은 모두 서울 서부소방서 소속으로 박동규(46) 소방장, 김철홍(35).박상옥(32).김기석(42) 소방교, 장석찬(34).박준우(31) 소방사 등이며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세란병원 등에 시신이 안치돼있다.

또 처음으로 구조된 강남길(34).이민우(28) 소방사는 각각 동신병원과 세란병원에 입원.치료중이며, 마지막으로 구조된 이승기(38) 소방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용산 중대병원 중환실로 옮겨졌으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중태다.

소방관매몰참사 이모저모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 2층 가정집에서 일어난 화재 현장은 `폭격 후의 폐허'를 방불케했다.

이날 사고로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9명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매몰돼 3시간만에 구조됐으나 이중 6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0...화재가 진압된 이후에도 화재 현장 곳곳에서 연기가 피워올라 화재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는 옷가지와 이불, 불에 그을린 냉장고, 가구 등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었고, 특히 소방관 6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당시의 참상을 증언하듯 소방호스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현장에는 굴착기 1대가 인근 주택의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파편 더미를 한 곳으로 치웠지만, 높이 3m 가량의 건물 잔해를 치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0...이날 불은 `좁은 이면도로에서의 양방향 주차'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고 당시 불난 주택에 이르는 폭 6m의 이면도로 양쪽에는 승용차들이 주차돼있어 소방차가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들고 화재현장까지 끌고가야만 했다.

특히 이면도로 입구에는 컨테이너로 된 자율방범초소가 세워져있어 이 초소와 건너편 주차차량과의 간격이 불과 3m에 불과, 소방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주민 임모(68)씨는 '1주일 전 설치된 자율방범대 컨테이너 박스가 거주자 주차차량과 거리를 고려해, 조금만 안쪽으로 설치됐더라면 소방차 진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0...불이 난 곳은 슬라브와 사제벽돌로 지어진 2층 주택으로 30년이 지난 노후건물로, 치솟아 오르는 불길을 이기지 못해 기둥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 주택에는 1층에 집주인인 선덕치(65.여)씨와 아들 최모(32)씨가 각각 방 1개씩을 사용했고, 방 3개가 있는 2층에는 김모(28)씨 부부와 이모(22)씨 남매 등 5명이 세들어 살고 있다.

화재당시 2층에는 김씨 부부와 이씨 남매가 자고 있었고, 나머지 1명의 세입자는 외출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0...집주인 선씨의 아들 최씨는 10년전부터 정신질환으로 정신요양소를 들락날락했고, 평소 주민들에게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고 이웃주민들은 전했다.

경찰은 불이 난 후 최씨가 집에서 나갔다는 어머니 선씨의 진술에 따라 이날 오후 1시20분께 최씨를 연행, 조사중이다.

최씨는 이에 앞서 오전 6시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외삼촌(58) 집에 들렀으며, 오후 1시께 다시 들러 밥을 먹고 머리를 감다가 잠복중이던 경찰에 연행됐다.

0...진화작업중 주택 건물이 무너져 매몰돼 고귀한 생명을 잃은 소방관 6명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강북삼성병원과 세란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는 유족들이 찾아와 `아까운 희생'에 오열했고, 일부 유족은 실신했다.

박동규(46) 소방장과 김기석(28) 소방교의 시신이 안치된 세란병원은 `합동분향' 형식의 임시 빈소를 마련했다.

이날 오후 박 소방장의 아버지 박성근(77)씨는 분향소 안에 들어서면서 '동규야, 어찌된 일이냐'면서 5분간 눈물을 쏟다가 슬픔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실신해 이 병원 2층 응급실로 옮겨졌다.

0...장석찬(34) 소방사, 김철홍(35).박상옥(32) 소방교의 시신이 안치된 강북삼성병원 1층 접견실에서는 유족들이 병원측과 임시 빈소 설치 문제를 놓고 숙의를 거듭했다.

병원측은 이들이 이날 오후 서울시에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함에 따라 임시 빈소를 만들지 않는 대신, 1층 접견실을 내줘 유족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특히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은 장 소방사와 박 소방교의 어린 자녀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 주위를 뛰어다녀 주변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0...오전 7시35분께 마지막으로 구출된 이승기(38) 소방사는 구출 즉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전 9시50분께 `고압산소' 치료를 받기 위해 용산 중대부속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소방사는 현재 혈압이 낮은데다 호흡이 약해 고압산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오전 11시48분께 중환자실로 다시 옮겨져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 소방사의 상태가 좋지 않지만, 아직 기대해볼 만한 하다'면서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 순직소방관 조문

여야 지도부는 4일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사고로 순직한 소방관들의 합동분양소가 설치된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과 빈소 등을 방문,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날 오후 하순봉(河舜鳳)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와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주진우(朱鎭旴) 총재비서실장, 강인섭(姜仁燮) 서울시지부장, 서대문갑 지구당위원장인 이성헌(李性憲) 의원 등과 함께 분양소를 찾아 조의를 표시했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김덕규(金德圭) 의원 등과 함께 순직 소방관중 3명의 빈소가 마련된 강북삼성병원을 방문, 유족들을 위로했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총재권한대행도 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 변웅전(邊雄田) 대변인 등 당직자들과 함께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했다.

숨진 소방관들 보상 어떻게 되나

4일 새벽 홍제동 주택화재로 숨진 소방관 6명에 게 정부 등이 지급하는 보상금은 1인당 평균 5천600여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숨진 소방관들의 유가족에 대한 순직보상금중 유족보상금은 연금법 61조에 규정된 대로 보수월액의 36배이며 9년차로 이번 희생자중 연공서열상 중간인 김철홍(35) 소방교의 경우 보수월액이 138만원이므로 4천968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사망조위금은 연금법 41조에 따라 보수월액의 3배이며 장례비는 의료보험법에 따라 30만원, 소방공제회 순직유족급여는 130만원등으로 김 소방교의 유가족은 모두 5천600만원 정도를 받게된다.

이밖에 숨진 소방관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경우 보훈연금에서 월 50만원씩의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행자부는 이같은 보상금 지급 외에 숨진소방관들에 대한 옥조근정훈장 추서, 국가유공자 지정 및 국립묘지 안장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숨진 소방관들은 일단 대전 현충원에 가봉안된 뒤 추후 군.경과의 정기 합동 안장식(월 2회)이 열릴때 합동안장된다고 행자부는 밝혔다.

한편 서울시가 밝힌 희생자들의 1계급 특진 추진 현황은 다음과 같다.

▲지방소방장 →지방소방위: 박동규 ▲지방소방교 →지방소방장: 김기석, 박상옥, 김철홍 ▲지방소방사 →지방소방교: 장석찬, 박준우

덧붙이는 글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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