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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가 그 정도 사고밖에 가지지 않고 있다면 우리도 이렇게 할수 밖에는 없지 않겠습니까?"

김대통령이 이번 미국방문시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6일로 예정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로버트 김 석방을 위한 미주구명위원회가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로버트 김 구명위원회 미주운동본부 한창연 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한국정부가 끝내 미국정부에 대한 김씨의 사면요청을 외면한다면 김대통령의 방미시 대통령 숙소나 회담장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1일(미국 현지시간) 밝혔다.

위원회측은 청와대에 김씨 가족 등에 대한 한국정부의 도의적인 책임을 묻는 호소문 전달을 시도한 후, 또 다시 이에 대한 접수가 거부될 경우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명위원회측은 "그 동안 정치권과 청와대 등에 미국정부에 대한 사면요청 조치를 취해 줄 것을 호소했으나 번번이 묵살돼 왔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은 한국계 미국시민으로 미해군 정보국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 96년 체포된 후 대한민국 정부에 미국의 국방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에 따라, 국방기밀 취득 공모죄(간첩죄)로 실형 9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펜실베니아주 엘렌우드 연방교도소에서 5년째 복역중이다.

구명위원회 미주본부측은 재미동포 단체장들의 명의로 된 호소문을 김대통령의 방미 전에 팩스로 한국 국회의원들과 청와대측에 발송하는 한편, 한겨레 동아일보 등 국내 신문에도 이를 게재키로 했다.

구명위원회 한창연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시위배경과 관련, "일부 국내의 정치권 인사 등을 통해 청와대측에다 이번 대통령 방미시 외교적인 방법으로 로버트 김 사면요청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으나 이번에도 김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지난해 뉴욕 방문시에도 탄원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비서실 직원들이 막아서 전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정부가 스파이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 힘든 점은 이해한다"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한국정부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위원장은 "로버트 김에 대한 재심청구가 신청된 상태이나 재판부가 차일피일하고 있어 사실상 재심 기대는 물건너 갔다"고 밝히고 "지금 현재로선 한국정부가 움직이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예상되는 시위가 김대통령에게는 '난처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시위 그 자체라기보다는 스스로 제시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한 공개성토의 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필라델피아에 있는 로버트 김 가정까지 방문한 적이 있으며 그는 이 자리에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정부가 김씨를 도와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위원회측은 밝혔다.

위원회의 다른 한 관계자는 "그런데 대통령이 되곤 싹 달라졌다"고 지적하고 "그렇게 말한 대통령이 (로버트 김 사건을) 모르는 분이 아니다" "이상하게 한국정부가 외교적인 면에서 미국에 소극적이다"고 꼬집었다.

위원회측은 "대통령 방문일정이 당초 생각보다 앞당겨지는 바람에 시간상 시위에 참여할 동포들을 모으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김대통령이 끝내 이번 호소문까지 외면한다면 직접 의사전달을 할 수있는 길은 이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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