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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오랜 공조 구애에 자민련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는 26일 출입기자단 송년만찬에서 자민련이 김대중 정권의 출범에 책임이 있다고 밝히면서 김대중 정권이 잘돼야 자민련도 협력했던 보람을 나눠 가질 수 있고, 만약 잘못되면 자민련이 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DJP 공조에 대한 강한 의사를 보였다.

JP의 이번 발언은 민주당 자민련 합당설, 정계개편론 등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JP의 정국구상의 상이 서서히 DJP 공조 쪽으로 맞춰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을 낳고 있다.

이에 김중권 민주당 대표도 27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민련을 공동정권의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당간 공조가) 정권초기의 관계로 회복되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져 DJP 공조에 대한 양당간의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중권 대표는 또한 27일 개헌과 관련 대통령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로의 개헌이 바람직하지만 개헌문제는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종호 자민련 총재 대행도 28일 오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한 뒤 내각제가 국민의 이해부족으로 정 안된다면 `4년 중임 정·부통령제'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이처럼 민주당과 자민련 수뇌부의 목소리가 일치하고 있어 이후 있을 DJP 공조를 가시화하고 있다. 내년 초에 잡혀있는 DJP회동을 통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들이 오갈 전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일 계속되고 있는 DJP공조 발언과 개헌론과는 어떠한 함수 관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DJP 공조와 개헌론의 함수관계

DJP 공조의 최대의 이슈는 DJP 공조가 정권 초기와 같은 공조복원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난맥들이 존재한다.
우선 자민련 내부사정이 현재로서는 완전한 공조복원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초기의 DJP 공조는 내각제 개헌이라는 정치적 행보를 기저에 두고 이루어진 공조였다. 그러나 DJ정권이 출범 이후 내각제 개헌을 포기하였으며, 그 후의 보궐선거 등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들의 문제점들, 특히 4·13 총선에서의 공조 실패와 자민련의 패배 등이 DJP 공조에 대한 신뢰성을 퇴색시켜 버렸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는 결국 DJP 공조로 자민련 자체의 정체성을 잃고 와해되었던 기간의 모습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자민련 내에서도 DJP 공조복원에 반발세력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국회 탄핵안 처리과정에서 이러한 단면들이 조금은 나타났다. 일부 의원들이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장에 들어감으로서 당 지도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행동을 보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JP가 당내 반발세력을 무마시키고 DJP 공조를 공고화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DJP 공조복원을 위해서는 내각제 개헌과 같은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공론화 되고 있는 DJP 공조는 자민련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실리 챙기기 일환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즉 DJP 공조의 대가로 국회 교섭단체 문제 해결이나, 혹은 내년 개각에서의 지분확보 등을 민주당에게서 얻어내려는 것이다.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국회법 개정이나, 개각 지분확보 등은 이미 민주당 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DJP 공조의 초기 토양은 마련이 되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DJP 공조가 어느 수위에서 결정될 것이냐의 문제이다.
민주당은 현재 소수 여당의 한계의 돌파구를 자민련과의 공조에서 풀어나가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 자민련의 관계가 과연 명실상부한 거대 여당의 꿈을 같이 꿀 수 있을 관계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DJP 공조가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끝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내각 지분확보와 교섭단체의 구성이 완료되면 민주당은 자민련에 내세울 카드가 없어진다. 카드를 다 써버린 민주당에 대해 자민련이 이후의 공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느냐는 미지수로 남는다. 미적지근한 공조 관계는 민주당에게는 무척 불안한 관계 유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주당은 마지막 카드를 쥐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마지막 카드를 놓고 합당이니 정계개편이니 개헌이니 하는 논의가 나왔었다. 이 중 현재 가장 유력한 카드는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로의 개헌이라 볼 수 있다.

정·부통령제로의 개헌은 그 실리 측면에서 민주당과 자민련 양쪽에 득이 된다. 민주당은 공조체제의 강화를 통해 거대 여당으로서의 정국주도권의 확보를 꾀할 수 있으며 자민련의 경우는 민주당 한 인사와 자민련의 이한동 총리 라인을 차기 대선에 연결시켜, 현재의 당의 정체성과 차기의 권력구도 모두에 참여 할 수 있는 호기 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중권 대표와 김종호 총재 대행의 발언은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DJP 공조의 시작은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내각의 지분확보로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DJP 공조의 수위와 성공 여부는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로의 개헌과 연관되어 진행될 전망이다. 이렇게 볼 때 문제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개헌에 대한 카드를 언제 꺼내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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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일반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 사이트가 기존 제도권 언론에 대항하는 21세기형 새로운 언론매체의 패러다임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글은 주로 정치쪽 에세이를 중심으로 구성이 될 것입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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