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루하게도 이어지던 더위가 어느새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는 긴 소매 옷을 입어도 덥지 않을 만큼 선선해졌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 가장 흔히 겪는 질환은 ‘약을 먹으면 일주일 가고, 그냥 놔두면 7일 간다’는 감기다.

인간 유전자의 암호를 해독하고 암과 에이즈와 같은 불치병이 정복된다고 하더라도 별로 영향받지 않고 인류를 따라다니며 괴롭힐 질병은 단연 ‘감기’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감기는 에이즈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치명적이지 않을 뿐만아니라, 원인 바이러스가 백 여 가지에 이르고 또한 끊임없이 출현하는 변종들 때문이다.

물론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독감은 단순한 감기와는 바이러스 종류가 다르고,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백신의 개발을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말이다.

환절기에 특히 감기가 많이 걸리는 이유는 갑작스런 기온등의 변화에 우리 몸이 채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에 긴팔 옷 등을 준비해서 기온이 낮아지는 저녁이나 밤에는 보온을 해주는 것이 감기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평소에 지나친 흡연, 무리한 음주 등을 절제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 웬만한 감기바이러스는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의 발현이 없는 불현성 감염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더 기본적인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을에는 또 수확기라 들일도 많아지고, 추석을 전후해서 벌초나 성묘를 가기도 하고, 황금연휴의 단풍구경 등 여행성수기이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통해 전염되는 전염병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항상 이맘때 쯤이면 유행성출혈열, 쓰쓰가무시, 렙토스피라 등 가을철 열성 전염병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지기 마련이다. 특히 위생상태가 불량한 태풍이나 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은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이런 전염병들은 여름철의 수인성 전염병들 보다 치사율이 높아서 매년 수십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유행성출혈열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원인 바이러스를 발견해서 한탄바이러스 라고 명명된 바이러스에 의해서 전파되는 병으로 들쥐나 집쥐, 실험용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명율이 7%정도나 된다.

즉, 감염된 들쥐의 타액, 소변, 대변 등으로 배설된 바이러스들이 호흡기를 통하여 쥐들 사이에 또는 사람에게 감염되고 잠복기는 평균 약 2∼3주 정도라서 들쥐의 배설물을 흡입하고 한 달이 지나서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되어 곧이어 발열, 오한, 두통, 결막충혈, 얼굴과 몸통의 발적, 출혈반, 등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하면 전신증상이 지속되고, 불안해 보이며, 심하면 착란, 혼수 등 쇼크 증상을 보이며 심한 탈수, 쇼크, 폐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예방의 중요한 사항은 노출을 피하는 것으로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하고, 잔디위에 눕거나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고, 야외활동후 귀가시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예방백신은 최근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전염위험이 높은 경우는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서 발병하며 감염후 보통 10일 정도의 잠복기를거쳐 급성으로 발전해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이 나타나고 겨드랑이 등에 검은 반점이 생긴다.

역시 들쥐가 많은 지역의 관목숲을 피하고 밭에서 일할 때 피부노출이 없는 긴옷을 입는 것이 좋다.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피부발진이 있으면서 갑자기 열이 날 때는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 가을철 추수기에 주로 들쥐 등에 의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전염병으로 발병초기 추수기 작업중 과로로 인한 몸살 정도로 생각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고열과 함께 두통과 오한이 오고 눈이 충혈되거나 얼굴에 황달이 나타나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으로 적기에 치료하면 쉽게 회복될 수 있으나, 치료시기를 놓쳐 간이나 신장 합병증 또는 다량의 폐출혈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20% 이상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시에 손발 등에 상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반드시 장화, 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하며, 가급적 논의 물을 빼고 마른 뒤에 벼베기 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을철에는 또 잡초의 꽃가루가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질환들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으로 콧물, 재채기가 심해져 고생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되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사람은 이 시기에는 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