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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8일, 에바다 재단 해체, 에바다 복지회 국공립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던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학생들이 일주일만에 단식을 풀었다.

단식을 진행했던 의장 (장신대 93, 좌동엽)과 연대사업국장(연대 게르니카 96, 지체 3급 김주현)은 단식의 피로보다 진보진영과 학생운동계의 무관심과 외면에 대한 절망감이 더 괴로운 듯했다.

각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운동계는 등록금 투쟁 등으로 거의 모든 단위에서 사실상 연대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장애인 단체를 비롯한 각 시민인권단체 역시 기대를 걸었던 이사진 개편이 무산되자 힘들어 하는 기색이 많았다.

그동안 양지마을 사건이나 소쩍새 마을 사건 등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시설비리나 인권유린은 비일비재했으나 이러한 문제를 책임지고 활동을 펼치는 학생조직이나 단체는 미약하기만 하다.

인권시민단체 연대모임으로 이루어진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 역시 그나마 인권운동사랑방의 눈물겨운 노력 덕택에 작년 8월 초에 결성되어 정부나 에바다 재단, 평택시와의 협상과 새로운 이사진 구성에 힘써 왔었다.

그러나 이 또한 이성재 의원의 정치적 한계에 의해 좌절되고 말았다.
현재로서는 모든 권한이 평택시로 위임되어 있긴 하나 해결의 의지는 기대하기 힘들고 모든 권한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는 6월달이 되어서야 해결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주현 학생의 경우 단식을 하면서 학내 등록금 투쟁에 동참하여 동아리 내에 등록금 투쟁 비대위를 꾸리고 부위원장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단식을 풀자마자 동아리 대표가 이른바 등록금 민주납부로 제적을 당해 충분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 민주납부자 역시 학내 등록금 투쟁에 결합하고 있으면서도 에바다 부사무국장으로 일했었다. 다음의 글은 그 민주납부자가 동아리 날적이에 쓴 글을 발췌한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많은 사람들이 에바다 비리재단과 우리의 투쟁을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지고 있는 지도 쓰러지고 있는지도 지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에.바.다.

지난 20년 동안, 강간과 폭행으로 쓰러진 장애아동의 의문사, 1인당 2~3만 달러의 불법입양으로 인한 70여명의 인신매매, 아이들은 배가 고파 개밥 속의 라면을 주워 먹는데 벌어진 10억대에 이르는 횡령, 인근 주한 미군에 의한 성추행.

이렇듯 에바다는 부패와 인권우린의 최첨단이요, 백화점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3번이나 약속하고 장애인 관련 사건 중에 가장 많이 리스트에 올라간 에바다 사건 국회의원 이성재가 직접 해결하겠다고 이사장으로까지 간 에바다.

하지만 아이들의 절규가 시작 이래 지금 1300일이 지나도록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까지 남겨두었던 '단식'이란 것도 4월 20일,

그 허울좋은 꼭두각시 놀음에 우리의 외침은 묻혀지고 장애인 단체의 참으로 지조있는 외면과 인권시민단체들의 정말 책임있는 무관심으로 한낱 '다분히 과격하고 정치적인 대학생들의 객기'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 5년 동안 이루어진 것은 하나 없고 그저 농성했던 아이들이 쫓겨나고 함께 했던 선생들이 파면되고 비리재단 사람들이 잠시 학교에서 농아원에서 사라진 것 뿐인데...

그동안 정부해서 해준 것이라곤 장애인시설발전위원회 하나 달랑 만들어 놓고는 그뿐이었다. 에바다 문제인 것은 알지만 이제 명분이 없더란다. 이성재가 추천한 사람이 재단으로 넘어 갔는데 그 잘난 국회의원은 배 째란다. 진정 우리의 투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인가?

그리고 그 바위에 묻은 자국들 마저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가? 지금도 산골 어느 마을 장애인 시설에서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장애 여성들은 버젓이 윤간을 당하는데, 자주 통일 100만 학도는 어디 있고 노동해방의 전사들은 어디 있는가?

전국에 70개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수백개의 자원봉사, 수화 동아리 대학생 형, 오빠, 누나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차라리 이제 분신을 하련다. 행복추구권이 있는 헌법을 가슴에 품고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해 준다는 장애인복지법을 안고 이러저러한 잘못을 저지른 재단은 패쇄할 수도 있다는 조항이 든 사회복지사업법을 손에 쥐고 이제 휘발유를 붓고 불을 당길련다.

그리고 전문대까지 나와서도 장사를 하시는 청계천 8가 장애인 노점상 거리로 뛰쳐나가야지. 제발 사랑과 봉사란 이름으로 더 이상 장애인을 팔아 먹지 말라고, 투쟁과 인권으로 장애인을 해방시켜 달라고 외치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하고 내까리련다.

그러나 도대체 우리가 분신을 한들 이 버거운 육체를 태운둘 무엇을 할까?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도 귀찮다고 외면해 버리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어린 농아아이들은 포기하자고 하는 우리들에게 씽긋 웃으며 무언의 말을 한다. "자신들이 싸우는 이유는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그래 우리는 투쟁에서 질 지언정 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시설의 벽을 허물고 희망의 햇살을 장애인에게
평택지역공대위 0333-663-0825· 에바다집행사무국 02-361-4957
에바다 홈페이지 : http://user.chollian.net/~ept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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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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