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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김미선/박수원/이종호 기자

노동조합이 그 조합을 사찰해 온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돈봉투를 건네주었음을 보여주는 지출전표가 오마이뉴스에 의해 3월 27일 입수됐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가 회계장부에 첨부한 지출전표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98년 4월 22일 국정원 직원 ○○○에게 전별금으로 30만원을 지급했다. 이 지출전표에는 '적요'란에 <○○○ 전별금(안기부)>라고 적혀 있으며 당시 철도노조위원장(손춘원)과 사무처장의 도장이 찍혀 있다. 지출전표에 첨부된 지급증에는 '지불책임자 총무국장 김갑철씨'라고 적혀 있으며 김씨의 도장이 찍혀 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또 다른 지출전표에 의하면 철도노조는 99년 2월 24일에도 또 다른 국정원 직원에게 10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철도노조로부터 30만원을 받은 것으로 되어있는 국정원 직원 ○○○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철도노조를 담당한 것은 사실이고 담당을 그만둘 때 송별식을 가진 것도 사실이나 식사를 했을 뿐 전별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철도노조의 '지불책임자'였던 총무국장 김갑철씨는 "노조위원장 활동비를 그런 명목으로 처리했을 뿐 국정원 직원에게 돈을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철도노조와 공무원간의 금품수수 내역이 적힌 80여 개의 철도노조 지출전표를 입수, 이 시간 현재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이 전표들에는 철도노조가 국정원 직원뿐 아니라 경찰청, 시경, 용산경찰서, 용산파출소 등에도 전별금, 위로금, 격려금조로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기록돼 있다.

노동조합이 그 조합을 정보사찰 해 온 정보기관에 항의를 하는 일은 자주 있었으나 다각적인 방법으로 돈봉투를 건네주면서 '관계'를 유지해온 것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 지출전표에 적힌 공무원들의 금품수수내역은 지난 3월 20일 청와대가 운영하는 인터넷신문고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것으로 오마이뉴스는 확인했다.

철도노조는 현재 현집행부와 철도노조민주화를 요구하는 <철도노조 전면적 직선제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사이에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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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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