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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오후 서강대 다산관 국제회의장 101호.
시작은 그럴싸했다.

"이번 4.13 총선이 부정부패한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우리 국민들과 학생들이 입어야 할 피해는 실로 큽니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모습은 새롭게 탈바꿈 할 수 있습니다."

박원순 총선연대 집행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4.13총선 캠퍼스 대토론회>는 3시 10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총선연대 정책자문교수단과 학술단체협의회 공동 주최한 이 대토론회는 소토론회였다.

참석자는 주최측을 제외하면 10여 명의 보도진과 50여 명의 학생들이 전부. 다산관의 수용인원이 270석인데 비해 적은 수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그나마 초반 그들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다.

박호성(서강대) 교수 등 정책자문단 교수들과 전북대, 충남대 등 전국에서 올라온 지역대표 대학생 9명의 발제자들도 진지하기는 마찬가지.

최근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격변기마다 역사의 전면에 나섰던 청년학생들이 새천년 벽두에는 이상하리만큼 잠잠한 것이 사실.

이번 토론회는 낙선.낙천운동에 대한 공감대를 신세대 유권자 집단인 대학생에게로 확산시키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 날 대토론회는 9명의 대학생 발제자들이 난상토론의 형식으로 청년유권자의 총선참여방안 및 정치참여방안 등에 대한 주제별 발표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오늘 대토론회는 주최측이 생각한 기획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한마디로 허술한 소토론회였다.

4시. 회의장에 앉아있는 학생들이 하나둘 여기저기서 졸기 시작한다. 몇몇 학생들은 아예 밖으로 나간다. 그나마 관심있어 찾아온 학생들도 "도망가고" 있다.

기자는 그들이 어디로 "도망"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문밖으로 나섰다. 오히려 학생들은 문밖 여기저기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학생들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으면 학생들을 모이게 해야할 것 아냐! 이렇게 지루해서야 왔던 놈들도 도망가겠다."

"이론적이고 원론적인 딱딱한 이야기나 하고..."

총선연대 정책자문교수단과 학술단체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었던 이 토론회는 분명 대학생들을 위한 대토론회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참여는 너무 저조했다. 학생들의 참여숫자에 비하면 기자들은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왔다.

주최측은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이번 대토론회에 일반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혹여 기자들에게 들인 공보다 학생들에게 들인 공이 더 적었던 것은 아닌지.

이번 토론회의 진행을 맡은 박호성(서강대) 교수의 맺음말속에서 오늘의 상황을 음미해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가지 습성을 가지고 있죠. '속전속결', '일망타진' 이 두가지로 오늘 토론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서둘러 준비하느라 너무나 허술한 토론회 였습니다"

다음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발제문입니다. 토론회 발제문을 보고 싶으시면 이어지는 기사를 클릭하십시오. 발제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낙천낙선운동과 시민불복종 /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95학번 김병욱
2. 정치개혁과 대학사회의 역할 - 90년대 대학사회의 정치적 무관심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 성공회대 사회학과 97학번 최윤정
3.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호남 젊은 세대의 역할 / 전남대학교 정외과 96 김성주
4. 정치개혁과 대학사회의 역할 / 가톨릭대 법학과 99 권오재
5. 낙천·낙선 운동과 정치개혁 / 충남대학교 정치외교하과 4학년 이종섭
6.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과 대학생의 정치참여에 관하여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99 이보라
7. 한국 정치의 문제점 / 전북대학교 경영학부 '98 노미선
8. 한국의 지역주의, 균열과 배제의 사회학 / 김 혜 진 <연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9. 대학 사회의 역할과 정치개혁 / 서울대 교육학과 96 홍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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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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