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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내총무로서 민주당의 박상천 총무와 많이 부딪히는데 박 총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유능한 사람이다. 그분 별명이 법률제조기다. 법안을 많이 내고 국회의원으로서는 그만한 사람 없다. 원내총무로서도 유능하다. 원내총무는 당론을 집행하는 사람이다. 자기생각을 여야협상과정에서 실현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을 이해하고 원내총무 자리를 봐야 한다. 원내총무가 당의 지도부 의사를 거스르면서 야당과의 협상은 할 수 없다."

-총선시민연대에서 박상천 총무를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넣었는데.

"나는 야당총무였을 때의 박총무 발언과 여당총무가 된 후의 발언이 바뀌지 않았느냐는 문제는 야당과 여당의 입장의 차이를 고려해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총무는 당론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당론을 실현하는 사람이다. 당론을 변화시켜야지, 박총무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 이번 총선에서 목표는?

"이번에 의석이 299석에서 273석으로 줄었다. 우리는 아주 겸손하게 대응하겠다. 민주당이 130석이라고 얘기하건 100석이라고 얘기하건 별로 의미없다. 민주당은 지난 2년간의 실정과 혼란에 대해서 심판받아야 한다. 우리는 최소한 지역구에서 105에서 110석. 전국구까지 하면 125-130석을 확보해야하지 않을까"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뭘 심판받아야 하나?

"총선을 치른다고 하면 정권을 맡아서 이끌어 온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이지 견제자인 야당이 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은 성립이 안되는 말이다. 야당은 국정을 맡아오지 않았는데....."

-민국당의 출현에 대해 역사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한나라당 당직자는 '역사적 죄악'이라고 했는데.

"역사적 죄악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고. 역사적... 그런 표현은 쓰고싶지 않고 에피소드적인 실수다. 민국당은 이번 총선이 끝나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기 힘들 것이고 그냥 거품정당으로 사라질 것이다.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몇몇 중진들이 많은 희망자들을 모아서 한때 정당을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한번 낙선의 쓰라림을 맛보고 흩어지고 몇몇만 그 사람들의 희생하에 국회에 진출하려는 의도다. 다만 영남의 지역감정을 자극해서 의석을 차지하려는 그 부분만은 역사적 죄악이다."

-총선이 끝나고 민국당과 다시 합칠 수도 있지 않느냐.

"형제간에 싸우고 등지면 합쳐진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상당 시일 걸릴 것이다."

-DJ와 이회창 총재중 누가 더 개혁적인가.

"이회창 총재는 지역에 기반이 없는 사람이다. 전문인 출신으로 일관된 길을 걸었다. 직업정치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총재가 더 개혁적이다. 다만 이총재가 오래된 여권 기반위에 서 있다는 것이 그분의 생각과 이미지와 상치되는 측면이 있어서 개혁과 기득권이 오버랩되는 측면이 있다. 그에 비해 김 대통령은 호남 마이너리티위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그것의 외연을 확장해 온 과정에서 정권을 창출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추호의 양보가 없다. 이번 공천도 동교동 핵심 중심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상현 의원 탈락이다. 그리고 김 대통령은 지역맹주, 보스정치의 화신이다. 그러나 야당으로서 길을 걸어왔기에 개혁적이라는 겉옷을 입었다. 지역맹주, 보스정치가 내용이라면 겉옷은 개혁을 입고 있다. 그 두부분이 오버랩된다."

-일각의 여론은 이총재가 가장 짧은 기간에 구정치인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총재가 이번 공천에서 자기사람이라고 해서 뽑은 사람이 누구인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안된다. YS와 가까운 사람도 많이 있다. 김덕룡 부총재, 김윤환, 이기택, 이런 분들을 모시던 사람도 많다. 이총재가 자기를 따르던 사람만 공천했다? 이것은 대단히 큰 망발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30여년간 지역정치에 기대어 왔다고 했는데, 이 총재는 남이 30년동안 해 온 일을 2-3년 안에 다 배워 답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왜 일만 생기면 부산집회를 여나?

"부산, 대구 집회도 했지만. 서울, 인천, 수원에서도 했다. 그리고 김 대통령이 3, 40년간 지역정치를 했다면 이총재가 지난 2년간 빨리 답습했다는 말을 했는데, 지난 2년간 야당에서 여당으로 몇몇이 넘어간 줄 아느냐. 35명이 넘어갔다. 그 사람은 권력이 좋아서 간 것도 있지만, 여당의 회유와 협박에 의한 것이다. 세무사찰, 표적사정. 이런 걸 알기 때문에 이번 총선 끝나고도 또 그런 식으로 할 것 아니냐. 국민이 정해준 의석을 바꿀 것이라는 불행한 예상을 가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잘한 것은 없나?

"개인적으로 나는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평가함에 있어 한나라당 당론과 다른 점이 있다. 햇볕정책은 그래도 남북관계를 이 정도로 안정시켰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한다. 햇볕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그런 문제로 개인적으로 속앓이를 많이 했다. 그러나 이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집권하면 미국의 한반도정책이 어떻게 바뀔 것이냐 하는 점에서 걱정이 있다."

-이 총재는 햇볕정책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나.

"이 총재는 햇볕정책의 무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햇볕정책 말고 DJ가 또 잘한 것이 있다면?

"그게 제일 돋보였다. 다른 것은 부분적으로 경제난을 해소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김대중 정부의 공적인지, 신자유주의적인 다국적 자본의 이해를 맞춰준 것인지는 좀더 살펴야겠지만 일단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수출을 늘이는 것은 어느정도 성공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80과 20의 빈부격차를 가져오고 서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눈여겨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야당 원내총무로서 실수하고 있는 것 같다. 디제이가 남북관계도 잘하고 경제문제도 비교적 잘했다면, 그럼 뭘 심판하자고 하는 것인가?

"빈부격차를 늘리고 정치를 파괴시킨 것을 심판해야 한다. 집권세력 내부에 엄청난 부정부패도 있다. 또 정보정치가 부활되고 있다. 또한 인사편중도 심하다. 예를 들면 국정원, 군, 국세청, 검찰, 경찰 이런 것은 모두다 특정지방 사람들이 차지했다. 이런 점은 심판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회창총재가 김대중보다 더 개혁적이다, 더 낫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그분이 대통령이 되면 균형있는 정치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균형감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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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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