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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제주 인권학술회의 2000" 이라는 행사가 서귀포칼호텔에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건 친한 친구가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연락해 주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인권문제라면 골치아프고 막상 자신의 문제로 되지 않으면 관심을 갖게 되지 않게 마련 아니겠는가. 또한 중앙일간지나 지방지에서도 사전에 예고기사도 없었기때문에 더욱 그렇다.(한겨레 2월 25일자 기사가 유일)

1999년 11월 발족한 국제인권재단이 한진그룹의 협찬을 받아 인권문제전문가들과 국내NGO 활동가 100여 명을 초대해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3박 4일의 기간동안 스파르타식으로 쉴 틈도 없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국가권력의 사상탄압'이나 `전쟁 중 민간인의 인권'(한국전쟁의 양민학살, 베트남 참전과 인권)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서부터 `학교내 성폭력'이나 `빈곤층 어린이의 인권' `가족구성에 관한 여성의 권리' 등 일상적인 주제까지를 포괄한 이번 학술행사에 발표자로 참가한 김창수씨(37, 민족회의)는 '새로운 사실이나 문제제기가 워낙 많고 다양해서 앞으로 고민거리가 많이 늘게 될 듯 하다'고 말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동성애자, 에이즈 환자, 외국인노동자 자녀 등 사회적 소수자 또는 약자의 인권문제와 함께 `인터넷을 통한 인권운동'이나 `아동인권개선을 위한 수양자부모운동' 등 새로운 형태의 인권운동도 소개되었다고 한다.

2월 27일 일요일 오후 1시쯤 행사장을 방문한 기자는 대마침 빡빡한 일정에 항의시위(?)를 벌여 점심이후 약간의 휴식시간을 확보한 참가자들이 봄날씨처럼 화창한 서귀포의 겨울을 만끽하며 산책을 즐길 때였다.

하지만 휴식도 휴식이 아닌 것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학술회의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참가자들이 표정이 그렇게 심각해 보일 수가 없었다. 산책로엔 웨딩사진을 찍는 예비커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대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보이지는 않았다.

짧은 휴식시간 동안 친구와 함께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1시간을 늦춘 회의 시작시간 2시가 되었다. 행사장인 크리스탈룸엔 행사 자원봉사자들의 그날그날 발행하는 뉴스레터와 참가기관과 단체에서 준비한 각종 홍보자료 그리고 참가자들 사이에 연락과 의견교환을 하는 대자보판이 눈길을 끈다. 행사자료집은 참가한 사람들에 수량을 맞춰 제작, 배포되었기 때문에 구할 수 없었던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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