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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읽기 전에 여러분에게 답을 하나 구하고 싶습니다.

자, 여기 1층이 23줄로 된 대극장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로얄석의 표를 구했다면 적어도 몇 줄까지의 자리 안에 앉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5줄 2) 10줄 3)15줄 4)17줄 5) 20줄 이후

정답은 뒤에서 언급하기로 합니다.


요즘 TV에서는 설연휴까지 장년층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과 '부모님전상서'에 대한 홍보가 줄기차게 옆으로 흘러가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에 매진사례를 했다는 '불효자는 웁니다'를 비디오로 보시며 세월의 상처를 눈물,콧물로 뱉어내시던 아빠가 생각나 부부동반으로 보시라고 티켓을 하나 선물할 요량으로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비내리는 고모령'의 티켓 판매처인 국민은행으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이왕 하는 효도, 로얄석으로 사서, 60평생을 젊은 시절 말고는 극장 한 번 제대로 못 가신 부모님, 나란히 앉아 좋아하시는 '왕룽의 대지'- 박인환, 최주봉도 만나고 윤문식, 김성녀도 가까이서 한 번 보시게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사기 전에 혹시나 해서 좌석표를 한 번 보자고 했더니 은행창구 직원이 보여주는데 세상에 1층의 대부분이 로얄석이다. 그리고 나머지 S석과 A,B석 옆에 써 있는 문구를 슬쩍 보니 어디는 시계가 70%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문구도 써 있고...

황당해서 은행직원에게 물었다. "이거 로얄석 맞아~요?" 장사속 아니겠냐는 은행원의 노골적인 대답에 황망해하며 그냥 돌아와버렸다. 로얄석 4만 원. 두 분이면 8만 원. 교사인 내 봉급으로는 공연물에 쏟아부을 문화비로 만만한 액수는 절대 아니다. 난 씩씩거리며 돌아와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좌석을 확인해 보고, 다른 공연물의 로얄석 가격과 자리 배정을 알고 싶었다. 도대체 로얄석의 의미가 뭐지? 보통 어디까지 그어야 로얄석인가.

그러다가 찾은 결과물은...
"홈페이지상에 좌석배치도만을 보여드리는 이유는 매 공연마다 좌석등급이 다르기 때문에 좌석의 등급을 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 예술의 전당 -

그래 공연물에 따라 로얄석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이니까. 그래도 이런 저런 자료를 보며 생각을 했다. 그게 어디 로얄석이냐고 꼬장을 부리면, 그럼 7만원으로 가격을 올리고 로얄석을 줄이지 뭐. 이렇게 나올까봐 할 말도 다 못하겠고, 또 영화도 아니고 공연인데 로얄석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자리를 배치하면 제대로 보이겠냐고 하면, 공연물에는 으레 망원경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무식한 과객 취급 할 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귀여운 여인'에서는 최고 vip석에서도 오페라 글라스를 준비하더만...(그거야 배우의 섬세한 표정을 읽고 싶을때 보는거고)

공연의 예술적 질과 제작비에 따라 티켓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겠지만, 부모님께 이 기회에 자식된 도리 한 번 하려는 사람들은 마음 상처 입기 쉽상이겠다. 모처럼 로얄석에 모시고 싶다가 1층 뒷자석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생각하면, 돈보다도 마음이 더욱 쓰리기 때문이다.

혼자 재고 자르고 따지고 하다가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을 구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망원경을 준비해 드리고 티켓을 사서 손에 쥐어 드려? 아니면 속 편하게 나중에 비디오테잎 나오면 사 드릴께요. 편안하게 가까이서 보세요 하며 TV앞에 앉혀 드려야 하나?


정답: ㅇ R석 : 1층 A, B, C열의 앞쪽 좌석(1 - 17번째 열까지)
2층 B, C, D열의 앞쪽 좌석(1 - 5번째 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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