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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천에서 서울 목동으로 출근을 하는데 대부분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에서 서울 도심으로 가는 길 중에서 가장 빠른 길이다. 인구도 많다. 그러다 보니 경인고속도로 종점인 신월 IC에 다다라서는 거의 매일 시속 10KM로 상당한 거리를 운행하게 된다. 보통 아침 7시 10분경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친한 친구 아버님이 폐암이 걸리셨다. 그래서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친구가 운전을 못하기 때문에 내가 운전을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니려니 새벽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친구도 역시 인천에 살아서 대부분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병원에 간다. 막히는 시간을 피해야 출근도 제대로 할 수 있을 뿐더러 칠순 노인도 차안에서 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다.

그래서 6시 50분경에 출발하는데 친구집이 바로 경인고속도로 톨게이트 근처라서 10여를 달리면 서울에 닿게 된다. 그래도 서울 진입로는 막힌다.

그런데 1월 10일부터 인천도로공사는 출근시간이 늘 붐비는 고속도로 사용료를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서 할인하기 시작했다. 판교와 인천 시민들이 오랫동안 도로공사와 실갱이를 벌인 끝에 얻어낸 일종의 성과라고 생각되었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도로공사가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는 증거고 그간 싸워왔던 시민들의 노고로 이런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면서 차를 몰았다.

그런데 바로 그 10일날 경인고속도로는 7시부터 평소처럼 서울진입로가 아니라 부천에서부터 10KM로 가야 했다. 무슨 사고가 났나, 교통방송을 들으니 평소보다 그저 차량이 많다고 했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에 거의 다 진입해서 이른 시간부터 정체가 된 근본적인 이유를 알게 됐다.


경인고속도로는 4차선이다. 그러다가 서울에 닿으면 1, 2차로는 바로 목동지하차도로 연결되고 4차로는 남부순환도로와 신월동과 화곡동 목동으로, 3차로는 신월동과 화곡동으로 이어져 남부순환도로를 지나면 4차로와 진행방향이 같다. 경인고속도로가 차량이 많지만 목동지하차도를 통해 성산대교와 여의도 방향으로 정체가 되고 나머지 화곡동이나 신월동,목동으로 빠지는 차들은 그나마 3. 4차로를 타고 오가게 된다. 물론 3,4차로를 통해 얌체처럼 앞질러 가서 2차로로 진입하는 차량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량이 많은 이곳에서 질서를 위해 차선을 하나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얌체 차량들이 많기 하지만 차량에 비해 차로가 워낙 적은 편이고 또 남부순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선 그런 끼어들기를 피할 수도 없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대책을 세울 셈인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1월 10일 새벽에 경인고속도로는 서울 진입로부터 3차로 중앙에 분리대가 설치되는 바람에 차선이 하나 줄어들었다. 그 바람에 새벽부터 정체가 되었고 그래서 평소 40여 분만에 도착하는 병원에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다. 이날 계획이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고 정오쯤 돌아가며 서울 쪽 도로를 보니 더욱 가관이다. 도로는 집에 갈 때까지 부평 톨케이트 근처부터 서울까지 차량들로 꽉 들어차 버렸다.

너무 화가 나기도 했고, 한편 내가 모르는 뭔가 다른 이유도 있을 지도 몰라서 관할 구청인 양천구청에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말로만 듣던 책임 떠넘기기 관행이 시작됐다. 자기들 관할이 아니니 다른 곳에 전화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건설 교통부로 했더니 도로공사로 하란다. 그랬더니 이번엔 인천도로공사로 해보라고 한다. 다 모른단다. 그런데 그 인천도로공사 직원이 하는 말이 양 천 구 청 소관이란다. 하하하 푸하하하. 양천구청 소관이란다. 따지고 보면 직접 관장한 일이든 아니든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모른단다. 꼬리를 문 악어 형국이 되어 버렸다.

오늘 아침에는 6시 40분부터 정체가 시작됐다고 한다. 오늘은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서 서울로 나왔기 때문에 그 지옥은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건 차선이 하나 줄어드는 건 운전자에게, 특히 이곳처럼 정체가 되는 곳에선 중요한 정보인데 그 어디에서도 그 정보를 알려 주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톨케이트 전광판에도, 라디오 방송, 언론매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공사소식까지 전달하는 매체들이 왜 이런 소식은 전달하지 않고 문제시하지 않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양천구청으로 한번 전화는 해 보려고 한다. 뭐라고 하나.
신문사 독자투고라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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