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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상인대회장에는 ‘미원·다시다 팔아준 은혜도 모르는 대상, 불매운동’이라고 적힌 붉은색 펼침 막이 내걸렸으며, 상인들은 “대상은 수원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19일 상인대회장에는 ‘미원·다시다 팔아준 은혜도 모르는 대상, 불매운동’이라고 적힌 붉은색 펼침 막이 내걸렸으며, 상인들은 “대상은 수원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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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수원지역 식자재 유통업 진출로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대상그룹 자회사인 대상베스트코(주) 수원지점이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을 피하기 위해 위장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수원유통상인연합회·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대상 식자재 도매업 진출 저지 수원대책위원회'(대책위)는 19일 오후 수원 우만동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 앞에서 상인대회를 열고 대상 측의 위장영업 의혹을 제기했다.

대책위 소속 상인과 시민단체 회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상인대회에서 대책위는 대상 측의 식자재 유통업 진출과 관련해 "지난 5월 31일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내자 대상은 사업조정을 피하기 위해 영업개시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책위는 "지난 3일 오후에도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은 내부공사 중이었고, 1차 상인대회가 열린 5일에는 간판조차 없었으며 대상 측이 영업개시 증거로 제시한 매출전표도 위장 전표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4월 2일자 거래명세서 사본을 공개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이 거래명세서에는 용인에 있는 한 업소에 19만6050원어치의 식자재를 납품한 기록과 현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 상호와 주소, 전화번호 등이 적혀 있다. 

"건물 준공 전 영업? 해당 관청, 불법행위 조사해 조치를"

이를 두고 대책위는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 건물의 준공승인 날짜는 지난 5월 8일인데, 이미 4월 2일 영업을 하고, 거래명세서까지 발행했다"면서 "대상 측은 건물이 완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허가를 받아 영업을 했다는 것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책위는 또 "대상 측이 건물 준공 전 실제 영업을 했다면 건축법 제22조 3항의 '건축주는 사용승인을 받은 후가 아니면 건축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실정법 위반이다, 해당 행정관청은 불법행위를 조사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상인대회장에는 '미원·다시다 팔아준 은혜도 모르는 대상, 불매운동'이라고 적힌 붉은색 펼침 막이 내걸렸으며, 상인들은 "대상은 수원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19일 상인대회장에는 '미원·다시다 팔아준 은혜도 모르는 대상, 불매운동'이라고 적힌 붉은색 펼침 막이 내걸렸으며, 상인들은 "대상은 수원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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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대회 사회를 맡은 한원찬 수원유통연합회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오후에도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은 내부공사 중이었고, 1차 상인대회가 열린 5일에는 간판조차 없다"며 관련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상인대회 사회를 맡은 한원찬 수원유통연합회 공동대표가 "지난 3일 오후에도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은 내부공사 중이었고, 1차 상인대회가 열린 5일에는 간판조차 없다"며 관련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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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만 대책위 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최근 중소기업청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대상 측은 5월 8일 건물 준공승인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4월 2일부터 장사를 했다고 거래명세서를 제출했고, 5월 31일자 세금계산서 한 장을 발행해 영업했다고 한다"면서 "이는 속임수인데도 중기청은 대상 측의 주장을 믿고 사업일시정지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상베스트코 관계자는 "4월 2일자 거래명세서는 당초 4월말 예정이던 수원지점 오픈에 대비, 미리 찍어놨던 것"이라며 "우리는 하남지사에서 4월 1일부터 수원지역 기업형 프랜차이즈 업소를 대상으로 납품영업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수원지점은 5월 26일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간판은 제작지연으로 늦게 달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사업조정팀 관계자는 "상인들의 사업조정신청은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6월 1일 접수됐고, 이날 우리 청은 경기중소기업청과 경기도청에 현장실사를 요청해 대상 측의 영업사실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사업일시정지권고는 해당이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회장에는 '미원·다시다 팔아준 은혜도 모르는 대상, 불매운동'이라고 적힌 붉은색 펼침 막이 내걸렸으며, 상인들은 "대상은 수원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상인들은 결의문을 통해 "최근 CJ와 대상, 이마트, 롯데 등 재벌들이 영세 상인들의 생계 터전인 식자재 유통시장까지 침투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상은 우만동에 대상베스트코를 진출시켜 중소상인들을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대상의 식자재 유통업 진출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물론 수원시 전역의 도매납품업은 초토화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소비자에게 전해질 것"이라며 "지역경제 파탄을 막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밝혔다.

상인단체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대상 규탄발언들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한원찬 수원유통연합회 공동대표는 "오늘 우리는 생존권사수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우리의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는 굳은 신념과 각오로 똘똘 뭉쳐 대상베스트코가 수원에서 철수하는 그날까지 싸워나가자"고 포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또 "지난 15일 대전 어장동시장을 다녀왔다"며 그곳의 실상을 상인들에게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직원 7~8명을 채용했던 50~100여 평 규모의 큰 가게들인데, 지금은 손님이 오지 않아 노인 부부 둘이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러나 인근에 있는 대상베스트코에 가봤더니 차량이 밀려 교통정리를 하느라 난리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우려하는 현실이고, 지금 이곳에 모여 있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상인대회 마지막 순서인 상인들의 계란투척 퍼포먼스는 '분노의 폭발'로 이어졌다. 상인들이 대상 차량과 앞마당과 건물 등에 계란을 던지고 있다.
 이날 상인대회 마지막 순서인 상인들의 계란투척 퍼포먼스는 '분노의 폭발'로 이어졌다. 상인들이 대상 차량과 앞마당과 건물 등에 계란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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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이 던진 계란세례에 대상베스트코 건물이 계란 자국들로 누렇게 변했다.
 상인들이 던진 계란세례에 대상베스트코 건물이 계란 자국들로 누렇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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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수원을(권선) 민주통합당 신장용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영진 민주통합당 수원병(팔달)지역위원장, 수원병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사무소 유광재 사무국장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상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 의원은 "대상 측이 영업개시 근거 서류를 만들어 놓아 사업일시정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청에서 22일쯤 법률적 검토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가지고 수원유통상인연합회 집행부와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신장용 국회의원 "당 민생경제특위서 이 문제 다룰 것"

신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 민생경제특위에서 이번 문제를 다뤄서 당 차원에서 강력한 소상공인보호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 수원지역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떠나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조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완기 수원경실련 사무처장도 연대사에서 "대상 측은 최근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를 통해 상인들과 상생협약을 할 의사가 있는데, 상인들이 대화를 안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자기네 사업은 다하면서 상생하자고 그러면 누가 믿겠는가, 대상은 먼저 상인들을 자극하지 말고 진실성 있는 대화노력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 처장은 "앞으로 일주일정도 지켜본 뒤 그래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수원시의회와 경기도의회, 시민단체들을 망라한 제대로 된 대규모 대책위를 구성해 대상 문제에 끝까지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인대회는 대상 측이 상인들의 수원지점 앞마당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식자재 운반용 탑차로 바리게이트를 설치하는 바람에 인도 위에서 진행됐다. 특히 마지막 순서인 상인들의 계란투척 퍼포먼스는 '분노의 폭발'로 이어졌다.

상인들은 당초 대상 사옥을 상징하는 종이박스를 설치하고 이곳에만 계란을 던질 계획이었으나 분노한 상인들이 탑차와 수원지점 건물, 앞마당 등에 집중적으로 계란을 투척하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수원유통상인연합회 소속 상인들은 대상 측의 수원지역 식자재 유통업 진출에 반발해 지난 5일 1차 생존권 사수 대회를 열고 이날까지 16일째 수원 우만동 대상베스트코 수원지점 앞에서 수원사업장 철수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태그:#대상베스트코, #식자재 유통업, #수원중소상인, #철야농성, #상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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