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될 수 있는 대로"

나는 대학생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 학기에 최소한 6~7번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나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스토리가 기반을 갖추어야 하고, 각 슬라이드에 추상적이거나 혹은 유머러스하지만 의미가 깃든 사진을 추가하고 나머지 부가적인 설명은 나의 설명으로 풀어나갔다. 하나의 슬라이드에 장황하게 글을 쓰거나 긴 설명은 절대 뺄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곤 될 수 있는 대로 피했다. 왜냐하면, 슬라이드는 단지 참고가 될 뿐,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내가 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슬라이드만 놓고 봤을 때는 단시간에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단순했다. 그래서 팀원들과 의견 충돌이 있곤 했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나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고집이었다. 그러나 모든 프레젠테이션의 결과는 모두 좋았다.

고집으로 단정 짓기엔 청중들의 반응과 결과가 아주 좋았다. 이러한 방식이 왜 효과적이었는지 책에서 찾아보고 싶었다. 프레젠테이션과 관련된 많은 책을 읽었지만 명쾌한 답은 <프레젠테이션을 부탁해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정보문화사)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BBP 프레젠테이션"

클리프 엣킨슨 저 <프레젠테이션을 부탁해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클리프 엣킨슨 저 <프레젠테이션을 부탁해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 정보문화사

관련사진보기

프레젠테이션 전문가이자 저자인 클리프 엣킨슨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이론으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간단명료한 말투가 왜 청중에게 효과적인지, 글머리만 나열한 프레젠테이션보다 그래픽을 사용한 프레젠테이션이 무엇 때문에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지 등 말이다. 그는 이것을 'BBP 프레젠테이션'이라 부른다.

글머리 기호가 없는(Beyond Bullet Points) 프레젠테이션이라 하는 이 방식은 한 마디로 글머리기호를 사용하지 않고 청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보다 전략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과 가치를 알고 나아가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청중들도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총 3막의 스토리보드를 사용하여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기에 앞서, 워드나 엑셀을 이용하여 프레젠테이션에서 표현해야 할 내용과 필요성을 더욱 구체화하도록 제시한다. 그래서 모든 프레젠테이션을 하나의 큰 스토리로 만들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외부의 정보 때문에 반응하는 기억을 감각, 단기, 장기로 구분하고 분석하여 왜 간단명료하게 짜임새 있는 프레젠테이션이 효과적인지 이론적으로 풀어냈다.

이미 나는 책의 중간쯤부터 책을 읽는 목적은 해결되었다. 왜 간단명료한 헤드라인과 그래픽 사용, 스토리 있는 프레젠테이션 등이 왜 효과적일 수밖에 없는지 말이다. 짜임새가 있었고, 청중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더욱 자세하게 들어간다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어쨌든, 저자의 책에는 BBP방식을 활용한 다양한 사용방법과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 발표자 보기 모드나 상황별 BBP프레젠테이션 적용 방법이 그 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표나 도표를 이용해 객관적인 결과만을 제시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책에 분석 결과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지만 구체적이지 않았다. 특히 어떤 부분에서는 "결과를 제시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어쩔 수 없다"라고 드러냈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더 있다면 구체적인 그래픽 편집 방법에 관해서는 부족하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방법과 스토리를 구성하는 법 등에 관해서는 자세하다. 크기 조절, 자르기, 압축 등 사진 기본 기술에 관한 내용은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독자는 그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아주 잘 사용해왔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구식의 프레젠테이션 방식(책에서 일컫는)을 사용해왔던 사람이거나 혹은 BBP방식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말 그대로 '초보자'이다. 그 때문에 조금 더 구체적인 그래픽 편집 방식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프레젠테이션을 부탁해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클리프 엣킨슨 지음, 오세영 옮김, 정보문화사(2009)


태그:#프레젠테이션, #PPT, #BBP 프레젠테이션, #클리프 헷킨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