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스틸 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이 화제다. 누적 관객수가 곧 7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필자도 얼마 전 영화를 봤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전두광(황정민 분)이 육군참모총장(이성민 분)에게 현금다발이 든 가방을 주려고 하는 장면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금고에 들어있던 돈인데, 마음껏 쓰라'면서 전두광이 현금가방을 건네려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검찰 특수활동비 금고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돈의 성격은 다르지만, 현금으로 뭉칫돈을 전달하려는 장면이어서 검찰 특수활동비가 연상되었을 수도 있고 '금고'라는 단어에서 연상이 되었을 수도 있다.
전두환(영화 속 전두광) 전 대통령과 '금고'라는 단어는 최근에 다시 연결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씨가 전두환의 연희동 자택에도 금고가 있었고, 그 속에 현금다발이 쌓여 있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검찰 특수활동비 금고
필자가 검찰 특수활동비가 '금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6월 23일 검찰로부터 1만 6700쪽의 자료를 수령한 이후였다. 그날 시민단체 활동가들, <뉴스타파> 기자들과 함께 특수활동비 자료를 수령한 이후에 자료를 보니 막막한 심정이었다. 온통 가려져 있었고 돈을 쓴 날짜와 금액만 보였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패턴을 읽어내기 위해 애를 쓰다가, 문득 필자의 머리 속에 2017년 4월 있었던 '돈봉투 만찬'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부하 검사들을 데리고 회식을 하다가 서로 상대방의 부하검사들에게 특수활동비로 돈봉투를 돌린 사건이었다(그날 돈 봉투를 받은 검사 중 1명이 이원석 현 검찰총장이다).
이 사건 때문에 이영렬 전 지검장이 면직되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파격승진을 하면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판결문을 보면 뭔가 단서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이영렬 전 지검장에 대한 형사판결문을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판결문 속에서 '금고'라는 단어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