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의회 앞에서 시위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파티를 연 보리스 존슨 총리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MQ)에 출석해 코로나19 봉쇄 기간인 2020년 5월 총리실 뒷마당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1.13
연합뉴스
파티 게이트 전말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총리에 대한 질의 시간(PMQ)'은 영국 민주주의의 백미다. 질의 시간이란 총리가 매주 수요일 하원에서 혼자 힘으로 수 백 명의 여야 의원에 둘러싸여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오랜 전통이다. 2미터 남짓한 테이블 하나를 두고 야당 대표와 벌이는 설전은 편집되지 않고 전국에 그대로 생방송된다. 영국 총리는 숨을 곳이 없고, 누군가가 만들어준 이미지에 의존할 수도 없고, 시간 끌기 전략도 한계가 있다.
2년 전 파티는 당시 총리 비서가 보냈던 이메일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알려졌다. 이메일에는 "좋은 날씨를 최대로 즐기자" "오후 6시에 자기가 마실 것을 가지고 와라"고 적혀 있었다.
스캔들이 발생하고 이틀이 지난 1월 12일, 수요일 질의 시간의 주제는 당연히 파티 스캔들이었다. 보리스 존슨은 어느 때보다 자세를 낮추며 "업무의 연장선"으로 기획했지만 경솔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는 "그런 모임이 파티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단 말이냐?"라며 "어처구니없다"고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제 영국 사회가 그를 쫒아내는가, 그의 정당(보수당)이 그를 쫓아내는가, 아니면 품격 있는 사임인가만 남았다"고 했다.
언론도 일제히 총리를 비판했다. 다우닝가에 대한 전면적 감사가 시작되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은 올해 전당대회에 총리를 초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수당 하원 의원들이 불신임안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뉴스도 나왔다.
5월 20일 파티 외에도 두 번의 직원 송별 파티가 있었음이 외부로 알려졌다. 그 중 하나는 여왕의 남편 에든버러 공작 장례식 전날 이루어졌다. 2021년 4월, 마스크를 쓰고 텅 빈 교회의 의자 끝에 홀로 앉아 있는 여왕은 코로나 시기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다.
1987년 마가렛 대처 "사회 같은 건 없다"
1987년 대처 총리는 "사회 같은 것은 없다(there's no such thing as society)"고 발언했다. 개인의 문제를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며 노동당이 세웠던 전후 복지국가 모델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는 "개인으로서 남자와 여자가 있"고 그리고 "가족이 있다"고 했다. 자유시장 경쟁에 참가하는 주체는 개인이고, 개인의 문제는 사회에 전가하지 말고 스스로 혹은 가족이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철저한 순수 개인주의였다.
대처 총리에게 사회는 없었지만 국가는 있었다. 자신이 주창했던 신자유주의가 EU 결성과 유로 화폐 통합으로 진행되자, 그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게 화폐 주권을 맡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EU 회의론을 표방, 유로화에 반대했다. 유로화는 막았지만 신자유주의에 충실했던 보수당 내 세력에 밀려 1990년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영국은 EU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