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마운틴 퀸>의 한 장면.
넷플릭스
락파 셰르파는 네팔 랴크 카르카의 세르송에서 태어났다. 크고 억셌고 힘이 셌다. 여자라서 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자유분방하고 하고 싶은 게 많았으며 능력도 출중했다. 1980~90년대 그녀가 살던 마을에 서양 관광객들이 오기 시작했는데 마을의 남자 장정들이 여지없이 짐꾼으로 일을 해 돈을 벌었다. 그런 와중에 그녀는 남자처럼 꾸며 짐꾼이 되었다.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사랑했던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아 키웠다. 임금을 받지 않지만 아이 먹을 걸 주는 청소 일을 하며 살았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던 중 파상 라무의 이야기를 들었다.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영웅 말이다. 락파는 산을, 에베레스트산을 오르기로 결심한다. 우선 돈을 모아야 했기에 달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상금으로 찻집을 열었다.
그리고 그 찻집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찻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에베레스트에 오를 거라고 소문을 냈고, 그 소문을 들은 귀인이 총리를 소개해줬다. 그리고 총리는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꾸렸다. 그때가 2000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락파는 5월 18일 등정에 성공한다.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 및 생존에 성공한 것이다. 파상 라무는 하산 길에 죽었다.
이후 루마니아계 미국인 조지 디지머레스쿠를 만났다. 그는 비록 성격은 포악했지만 완벽한 산악인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둘은 2001년 함께 에베레스트를 올랐고, 이후 락파는 조지가 사는 미국 코네티컷으로 갔다. 그곳에서 서니가 태어났고 둘은 결혼했다. 2003년 그들은 다시 함께 산에 올랐다. 세 번째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조지의 불화 같은 성격을 락파는 참을 수 없게 됐다. 그녀의 삶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10년 만에 에베레스트에 다시 오르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