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포토] 부산지하철 탑승 전장연 "이동권 쟁취"

등록 24.08.08 17:46l수정 24.08.08 17:46l김보성(kimbsv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았다. 이날 부산역에서 부산교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열차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 김보성

 
"전장연이 집회 중입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8일 오후 2시 20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스피커에서 양해를 구하는 안내방송이 쉴새 없이 흘러나왔다. 덩달아 한 70대 시민이 "지하철에서 이 XX을 하면 되느냐"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날 선 얼굴로 "전부 다 잡아다 넣어야 한다"라며 호통을 쳤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열차를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불편한 존재로 본 탓이다. 이날 부산을 찾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부산시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부산역에서 부산교대역까지 직접 탑승에 나섰다.

전동차 방송과 욕설을 들은 장애인들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최영아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도 씁쓸한 표정이었다.

최 소장은 "이 칸에 장애인 얼마 타지도 않았는데도 저런 반응과 불편 얘기가 나오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출퇴근 시간대도 아닌 평일 낮 도시철도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는 "장애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대표 등 장애인 활동가 100여 명은 10여 구간 1호선을 한 바퀴 왕복하며 직접 이동권의 문제를 알렸다. 참석자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열차 출입문마다 탑승을 시도하자 경찰과 부산교통공사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오전에 부산시와 면담을 진행한 전장연은 '쇠사슬' 등 강도 높은 시위보다는 지자체가 해야 할 역할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KTX 부산역 대합실에서 장애인권리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연 박경석 대표는 "8월 31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고, 오지 않는다면 추석을 앞둔 9월 13일 2차 투쟁에 나서겠다"고 결정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전장연과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 임기(2026년) 내 특별교통수단 차량 1대당 운전원 1.5명 증원 ▲부산형 장애인의 단체이동 지원 버스 도입, 3인승 두리발 운영 범위 확대 ▲부산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도입 등을 협의한 바 있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광역단체가 가야 할 길을 꼬집었다. 발언자 중 한 명인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인권이 존중되고 수준 높은 사회가 될 수 없다"라며 "혈세만 낭비할 게 아니라 기본적인 삶부터 챙기고 보살펴야 한다"라고 부산시의 사회적 약자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부산역 승강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역에서 교대역까지 도시철도 전동차 탑승에 나섰다.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역에서 교대역까지 도시철도 전동차 탑승에 나섰다.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역에서 교대역까지 도시철도 전동차 탑승에 나섰다.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부산역에서 교대역까지 도시철도 전동차 탑승에 나섰다.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도시철도 탑승에 나서자 부산교통공사가 혼잡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 ⓒ 김보성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8일 부산을 찾아 이동권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의 정리 집회를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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