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보름달
임도훈
"우와, 달이 너무 멋지다!"
저녁 무렵 천막농성장 건너 금남대교 위로 달이 둥그렇게 떠 있다. 농성장에 있던 이들이 다같이 일어나 탄성을 질렀다. 완전한 구형의 달 안에 가득한 붉은 노을빛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선명했다.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만이 빚어낼 수 있는 모습이기에 더 감탄하게 된다.
도시 위에 떠오른 보름달은 마치 금강에게 안부를 묻는 듯, 크고 둥글게 금강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오랫만에 만난 친구처럼 안녕하시냐고, 당신의 길을 거침없이 가고 있느냐 질문하듯 말이다.
오래된 자연의 대화에 낄 수만 있다면 보름달에게 소원을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친구 금강이 제발 막힘없이 흐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인간들의 가난하고 허망한 욕심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달라고 말이다.
또 잠길 뻔한 천막농성장… 예측할 수 없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