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경영방침은 어떻게 비정규직노동자의 건강권을 훼손하나" 국회토론회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민주노총 희망연대본부 LGU+비정규직지부는 『노무관리 방침 변화에 따른 노동자 건강영향 변화 및 과제』연구를 2024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9월 19일 국회토론회를 진행하였다.
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높았던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의 척도, 불안정한 정신건강
고객, 동료, 관리자 등과 소통해야 하는 노동의 특성상, LG비지부 노동자들은 감정노동도 많이 수행하고 있었다. 이에 한국형 감정노동 평가도구를 활용해 감정노동 위험군을 성별로 나누어 분석하였고, 그 결과 모든 항목에서 위험군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특히 감정부조화(남성 97.13%, 여성 86.27%), 감정노동 보호체계(남성 95.79%, 여성 92.16%)에 관한 위험군이 높았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업무 수행 중에 폭언이나 폭행 등 부당한 대우나 괴롭힘을 겪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있었다고 한 사람만 대상으로, 그 주체가 누구인지 표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인격 무시나 모욕, 욕설 등 폭언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73.57%로 매우 높았다. 2/3가 넘는 응답자의 67.83%가 고객으로부터 폭언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상사로부터 폭언을 당했다는 응답 역시 10%가 넘었다. 성별로 봤을 때 남성의 경우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5.71%로, 여성의 경우 성희롱/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1.76%로 두드러졌다.
고객이나 관리자 등과 어떤 마찰이 생겼을 경우 조직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면접 등을 통해 고객만족도 점수 등 지표 압박이 노동자 보호보다 더 우선시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 노동자들은 높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었다.
PHQ-9(한국형 우울증 선별 도구)를 이용해 우울 여부를 스크리닝했는데, 중등도 우울 이상인 노동자가 42.6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남성 41.95%, 여성 47.06%). 또한 10%가 넘는 응답자들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높은 노동강도, 직무스트레스, 감정노동의 경험, 나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서 오는 무력감 등이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 변화 이후 더욱 심화한 불건강한 조건들
노무관리 정책 변화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특히 크게 와닿는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아보고자 했다. 이에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정책이 도입된 시점 전후로 항목별로 본인이 느끼는 변화 정도를 점수로 물어보았다. 정책 변화 이전 시점을 5점이라 했을 때 현재 본인이 느끼는 변화 정도를 표기하도록 했고, 그 점수를 평균 내었다.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정책 변화 이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고객 만족 평가 정도", "업무량의 증가 정도"가 각 7.93점, 7.74점으로 가장 변화 정도가 컸다고 응답했다. "징계에 대한 불안감" 역시 7.63점으로 두드러지게 높았다. "일이 많아서 시간에 쫓겼던 빈도" 역시 7.58점으로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성과 평가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처리해야 하는 건수가 많아짐에 따라 노동강도가 강화되었다는 일관된 변화다.
회사가 도입한 기본준수위원회나 과도한 징계가,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거기에 따른 불안감이 증가했다는 점 역시 볼 수 있었다. 이는 민원 및 고객 대면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 인사평가제도 및 성과급, 승진제도, 과다한 업무량이 노동강도를 특히 강화하고 있다는 결과와도, 노동강도 강화로 인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있다는 면접조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업무상 성과압박을 느끼는 정도나 정책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체감하는 정도가, 노동강도나 정신건강 등의 지표에 유의하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통계 분석을 통한 설문 응답자 내부 비교를 한 결과, "업무상 성과압박을 느낀다"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노동강도를 감내하고 있었고, 2.26배 더 높은 우울감을 보였다. 또한 정책 변화 이후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노동강도를 느끼고 있었고, 우울감 및 자살 생각 역시 각 2.01배, 1.85배 높게 호소하고 있었다.
성과 지표 중심 체계, 일일 처리 건수 상향 등 노동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노동강도 강화는 직무스트레스, 노동강도, 정신건강 등에 일관되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생산성만을 중심으로 한 성과 체계를 탈피하고, 노동자/노동조합의 의견을 반영한 시간표의 배치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우울감이나 무력감, 자살 등 불건강 상태가 집단으로 확인된 만큼, 회사와 노동조합 차원에서 정신건강과 관련한 개입 방법을 빠르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유플러스홈서비스 관계자는 "생산성 강화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노사가 직무 스트레스 완화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반 활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현장 상황을 확인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업무 시간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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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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