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마운틴에서 보는 케이프타운 항구 전경
국민총행복전환포럼
테이블마운틴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다. 그러나 자주 구름에 덮여있어 올라갈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여행 마지막 날 다행히 구름이 걷혀 테이블마운틴을 올라갔다. 산 정상에서 케이프타운의 전경과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희망봉은 케이프타운 교외로 멋진 해안도로를 달려 나가면 만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끝이라는 지리적 의미와 역사적인 탐험가의 발자취가 담긴 곳이다. 그런데, 이를 느낄 수 있는 기념관 같은 것도 없이 바닷가에 팻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어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등대가 있는 뒤편 언덕에 올라 보는 해안선과 바다는 장관이었다.
케이프타운을 떠나며... 장벽에 갇힌 만델라의 꿈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이후, 흑인들의 경제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한 '흑인 경제 활성화 정책(BEE: Black Economic Empowerment)'이 시행되었다. 이 정책은 흑인들에게 광산의 소유권을 주거나, 관공서 취업의 우선권 등을 줘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책이다.
이 덕분에 흑인들의 지위가 향상되었지만, 아직도 일부에 그친다. 흑인 중 약 10%가 신중산층으로 부상했고, 우리가 남아공에서 만난 흑인 중에는 대학 졸업 후 지하철 중앙통제시스템 엔지니어, 광산 엔지니어 등의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남아공에서는 전체 인구의 8%를 차지하는 400만 백인에게 여전히 경제력이 집중해 있고, 아파르트헤이트가 공식적으로 끝난 지 30년이 지났지만,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으로 남아공의 실업률은 약 32.1%에 달하며, 특히 젊은 층의 실업률은 60%에 육박한다. 한때 유럽 못지않은 활력을 구가하던 남아공 경제가 쇠퇴일로이다. 한편 백인들도 남아공을 탈출 중이라고 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남아공 출신인데, 어릴 때 나갔다. 가이드 말로는,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백인들은 거의 나갔다고 한다. 인재가 빠져나가고, 남은 사람은 의욕을 잃고, 남아공의 미래가 암울하다. 만델라가 평생을 바쳐 추구하던 통합과 화합의 꿈은 장벽에 갇혀 버렸는가?
나미비아는 대서양과 접해있는 나라로, 나미브란 'Nama', 즉 '엄청 넓은(아무것도 없는)' 어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엄청 넓고 아무것도 없는 나라이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8배(82만㎢)이나, 인구는 약 260만에 불과하다. 1인당 소득 수준은 약 4,743 달러(2023년 기준)로 아프리카 상위에 속하나,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이다(불행히도 2위가 남아공이다).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빈곤 속에 살고 있다.
한때 남아공이 나미비아를 통치했기 때문에(1920년~1990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아픈 역사도 남아있었다. 19세기에는 독일도 식민통치를 한 적이 있어 독일풍의 건물도 남아있는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나라였다. 우리는 나미비아에서 나미브 사막과 휴양도시인 스와코프먼트, 샌드위치 하버, 그리고 수도 빈툭 에 들렀다.
나미브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해안 사막으로, 약 2,000km에 걸쳐 대서양 해안을 따라 길게 뻗어있으며, 해안과 사막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철분이 많이 포함된 모래 때문에 붉은 색깔이 나며,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붉은빛이 다양하게 변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꽃보다 청춘'이라는 인기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여기를 방문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