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창당 이후 녹색당의 총선 결과지난 40년 동안 프랑스 녹색당은 결선투표제라는 선거제도 하에서 좌파 정당들과 선거동맹을 통해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최초 의석을 배출한 1997년 총선 이후 2017년 총선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있다.
손어진
국민연합은 프랑스가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고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핵발전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대규모 핵발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환경과 경제적인 이유로 핵발전 확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펜은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의 확대에 반대하며, 특히 풍력 발전은 자연 경관을 해친다고 비판한다. 탄소세, 유류세와 같이 환경 오염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세금이나 규제에 반대하며, 파리 기후협약과 같은 국제 기후 협정이 국가의 주권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녹색당이 말하는 주요 환경, 기후 의제들이 프랑스 주요 정치권에서 잘 다뤄지고 있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오랫동안 좌파 진영을 지지하는 파리 시민 카린 오클레르(25)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정치가 너무 엉망이다. 말도 안 되는 극우랑 싸우랴, 신자유주의자인 마크롱과 싸우느라, 환경 의제는 계속 뒷전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9월 글로벌기후파업 시위 날 프랑스에서 열리는 기후 시위는 옆 나라 독일에 비하면 조용하다. 대신 마크롱 퇴진을 외치는 시위는 주말마다 진행된다.
공화전선으로 막지 못한 극우의 지지율
이번 총선에서 공화전선으로도 막지 못한 것은 국민연합의 득표율이다. 국민연합은 1차 투표에서 29.26%, 2차 투표에서 32.5%로 모든 정당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지지했다. 여기에 르펜은 바르니에 총리에게 내각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비례대표제 도입, 사회 주요 의제들에 대한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득표율과 의석률 간 비례성 확보, 직접민주주의. 언뜻 듣기에 좋은 말들처럼 들리지만, 위험한 함정일 수 있다. 만약 비례대표제하에 이번 총선이 치러졌다면 국민연합은 126석보다 많은 187석(전체 577석 중 32.5%)을 차지했을지 모른다.
현 상황에서 국민연합이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면 프랑스 녹색당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한국과 같이 비례대표제를 실시하지 않은 국가에서 소수 정당들이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국민연합의 요구대로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었을 때 프랑스 녹색당은 어떻게 선거에 참여하게 될 것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좌파 선거동맹이 등장할 게 될 것인가, 다른 비례대표제 국가들처럼 단독으로 참여하게 될 것인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극우는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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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지속 가능한 삶'이란 키워드로 독일에 사는 한국 녹색당원들과 만든 <움벨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정치/사회 부문 기고, 번역, 리서치 일을 하고 있다. 2024년 7월 한국에서 설립된 <녹색정치연구소>에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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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극우로 결집한 프랑스, 녹색당은 역대 최다 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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