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지난 6월 5일 대전 유성구 원촌동 갑천 좌안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효과도 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처를 훼손하는 3대 하천 준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자료사진).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3대 하천 푸른물길 그랜드플랜'과 대규모 하천 준설사업은 하천의 홍수위험을 가중시키고 수질악화를 부르는 막개발 사업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은 2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대전시는 3대 하천 푸른물길 그랜드플랜과 대규모 준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대전에 내린 가을 폭우로 대전천 인창교, 유등천 복수교 지점에 홍수 주의보가 발령된 것과 대전천 대규모 물고기 떼죽음 사고를 언급한 뒤, "세계적으로 하천 관리에 있어 자연성 회복이 핵심 기조인 오늘날 대전의 3대 하천은 그야말로 막개발로 인재를 발생시키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내린 대전지역 호우는 270mm로 대전시 하천기본계획 상 24시간 강우량 30년 빈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현재 대전지역 제방은 200년 빈도에 맞게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홍수주의보가 발령은 대전시의 준설이 효과가 없다는 것과 기본계획의 부실을 보여주는 것이고, 물고기 떼죽음은 수질관리에 구멍이 난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대전시가 2조 7천억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3대 하천 푸른물길 그랜드플랜(이하 그랜드플랜)'으로 인해 하천개발 광풍이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시는 2022년 12월 발표한 그랜드플랜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에 2조 7천억 원을 투입, 전 구간 1급수 수질 및 생태 환경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이에 따른 경제효과가 7조 7천억 원, 고용 창출은 3만 여명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하천개발은 수질악화와 폭우 피해 가중시키는 사업"
이에 대해 대전단체들은 "그랜드플랜은 대규모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비롯해 교각리모델링 등의 실질적인 하천 관리와는 관련이 없는 사업으로 점철되어 있다"며 "대규모 하천개발은 수질악화와 더불어 폭우로 인한 피해만 가중 시키는 사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수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벌이는 대규모 토목사업은 업자의 배만 불리는 사업이며, 특히 기후위기로 강우 패턴이 바뀐 상황에서 홍수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고, 친수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매년 관리 예산만 낭비하는 막개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 실제 사례로 최근 대전시가 추진 보류를 선언한 갑천 물놀이장 조성 사업과 갑천변 사회인 야구장 조성 사업을 예로 들었다.
이어 "하천에 마련된 대규모 친수시설로 매년 수십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상황이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금산 파크골프장의 경우 21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이후 개장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 강우에 침수됐다. 하천에 마련된 놀이시설은 이제 도심 내 적당한 유휴부지로 옮겨져야 한다. 하천은 공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