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글 작가의 ‘복귀’, 오서윤 작가의 ‘내일의 안녕’, 배종원 작가의 ‘안산으로 돌아가는 날’, (오른쪽부터 차례대로)
이호정
그 옆에는 웹툰 포스터가 붙어있다. 땡글 작가의 '복귀', 오서윤 작가의 '내일의 안녕', 배종원 작가의 '안산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복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대중의 시선에 갇힌 고통스러운 현실을 말하는 웹툰이다. 사람들은 이들이 항상 슬픔에 빠져 있는 모습을 원한다. 생존해서 삶을 살아가도 그들은 웃지 못한다.
'내일의 안녕'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형이 동생을 잃은 후 죄책감을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형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믿고 공부에 매진했으나 동생의 죽음을 알게 된 후 추운 날 자전거를 타고 팽목항으로 향한다. 이야기는 형이 동생에게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난다.
'안산으로 돌아가는 날'도 세월호 참사 이야기다. 이 웹툰은 동생을 잃은 형이 안산을 떠난 후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담았다. 형은 동생과 함께 봤던 영화 <토르>의 장면을 떠올리면서 가족사진을 떼어내며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고백한다. 그는 다른 곳으로 이사 갔지만 안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돌아온다. 평범한 일상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는 형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다.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이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는 보도를 들었을 때, 전원 구조 소식이 오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충격과 슬픔은 아직도 우리에게 큰 상처로 남아 있다.
슬픔으로 고립된 자들은 일상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죽은 자처럼 살아간다. 상상 못할 고통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다. 항상 피해자들을 기억하며 애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연대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