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박수림
병원들이 환자를 받지 않아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소위 '뺑뺑이'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ㄱ대원은 "이전에도 뺑뺑이가 간혹 있기는 했지만, 의정갈등 이후 너무 많아졌다"라며 "의료 인력이 없다 보니 (환자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남에서 발목 절단됐던 응급환자가 경남지역 병원에서 받을 수 없다고 해 '뺑뺑이'를 돌다가 대구로 간 사례가 있고, 지난 8월 말에는 경남 지역에 사는 환자가 해당 지역에서 야간에 응급실 진료가 되지 않아 부산, 대구, 대전 지역 병원을 알아보다 결국에 인천 지역 병원으로 갔던 사례도 있다.
ㄱ대원은 "뇌졸증 환자는 빨리 진료를 해야 하는데, 경남에 있는 상급병원에 연락을 했지만 해당 과목의 의사가 없다거나 다른 환자 수술 중이라고 해서 난감한 사례도 있었다"라며 "하는 수 없이, 이전에 구급대원 교육하러 왔던, 마산에 있는 민간병원 의사가 생각이 나서 연락해 급히 그 병원으로 옮겼던 적이 있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응급환자를 태우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이제 예사일이 됐다. ㄱ대원은 "응급환자들은 그야말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뺑뺑이를 돌리다 보니 멀리 있는 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다"라며 "얼마 전에는 경남에서 초등학생이 발가락 절단이 돼 빨리 접합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경남 지역 병원에 당시 치료할 의사가 없어 부산 쪽 병원에 전화해 이동한 사례가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병원 응급실은 전문의도 있지만 대개 전공의들이 많은 일을 해왔다. 그런데 전공의들이 사직하다 보니 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라며 "병원에 연락을 해도 환자를 받을 수 없게 되다보니 우리들도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정갈등이 빨리 수습되기를 바란다"라며 "그런데 119에 신고를 하는 많은 환자들은 상태를 보면 중환자라기보다 경증 환자가 많다. 응급 조치를 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까지 신고가 되는데, 꼭 필요한 응급일 경우에만 신고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하는 수 없이 전화 걸고 사정 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