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입장과 역사관 논란 등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과거 자신의 차별금지법 관련 발언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는 기어코 침묵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는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밝혔다.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담은 인권위원장 후보의 '어록'이 야당 의원들의 질타와 함께 국회에서 쏟아졌다.
"차별금지법은 하나님께서 남녀를 창조했다는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간염 같은 질병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안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 발언이 인권위 권고 대상인지 물었다. "그 부분은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만..." 이후 회의장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안 후보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지금 이 시대는 동성애 같은 인간의 죄악된 본성도 인권이라고 포장한다."
추 의원은 위 발언이 인권위 권고 대상인지도 물었다. 안 후보자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첫 번째 발언은 지난 6월 출간된 안 후보자의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두 번째 발언은 안 후보자가 속했던 기독교법조인단체 '복음법률가회' 누리집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안 후보자의 거듭된 침묵과 함께 추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안 후보자가 내놓은 답변은 정작 인권위가 그동안 제정을 권고해 온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의견이었다.
"여태 인권위에서 특히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선 제대로 된 반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 위원장이 된다면 모든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리적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 신장식 “차별금지법 반대한 나라 공산주의 국가 됐냐?”는 질문에 안창호 후보자의 답변은? ⓒ 유성호
안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바탕해 인권을 해석하는 듯한 발언으로 야당 의원들의 숱한 비판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개인의 종교관이 공직 업무 객관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라며 의원들의 지적에 거듭 선을 그었다. 추 의원은 앞선 발언들이 "혐오와 편견을 드러내어 인권위원장으로서 심각하게 부적합하다"라며 "인권위가 여기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물었는데 안 후보자는 엉뚱한 답변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양당 의원들의 질의가 거듭되자 안 후보자는 반대 뜻을 더 분명히 밝혔다. 안 후보자는 "한쪽에서 반대 의견이 심각하게 제기되는 사안을 밀어붙이면 우리 사회 전반의 분열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라며 "상반된 의견이 있으면 충분히 듣고 숙고해 공공의와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성적 지향이란 개념에는 단순히 동성애뿐만 아니라 수간(동물과 성관계) 하물며 기계간(기계와 성관계) 개념도 있다"라며 성적 지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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