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6일 흑산도에서 바라본 홍도(뒤쪽)와 장도(앞쪽).
소중한
흑산도(黑山島). 검은 산과 바다로 이루어진 19.7㎢의 작은 섬. 한반도로 날아드는 철새들의 정거장이자, 서해에서 잡아 올린 생(生)홍어의 본고장. 조선 후기에는 유배인들의 귀양지로 불리었고, 21세기에는 섬 관광객들이 자처하는 '자발적 유배지'가 되었다. 200년 전 이곳에서 15년간 유배 생활을 한 정약전은 삶의 막바지까지 바다 동식물의 연원을 좇았다. <자산어보>는 흑산도가 품고 살아온 존재들의 모음집이었다.
최근 신안군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회의(세계섬문화다양성포럼)를 갖고 모임(태평양기후위기대응협의회)을 결성한 뒤로 흑산도는 세계인들을 위한 관광지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 'K-관광섬 육성 사업'에 흑산도가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 초대받은 주한 파푸아뉴기니 부대사와 말레이시아 대사도 그 '글로벌 교역'의 일환이었다. 선착장에 정박한 배들이 물살을 가르며 출발하자, 세계인들이 함께 탄 버스도 흑산도 도로를 질주했다. 훅훅 지나치는 박물관과 식당과 마을이 수백 년간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락지에 새겨진 남북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