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다운동에 위치한 소규모 막걸리·탁주 양조장 운곡도가에서 황광조 대표(오른쪽)와 아들 황정의 대표대행이 막걸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석철
- 운곡도가 그리고 이곳에서 만드는 막걸리 '토끼구름'을 소개해달라.
"운곡도가는 울산에 있는 소규모 막걸리·탁주 양조장이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수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동시에 국내의 다양한 술과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전통주점도 함께 같은 곳에서 운영 중이다.
운곡도가에서 빚는 대표적인 술로는 '토끼구름'과 '황감찰'이 있다. '토끼구름'은 쌀을 듬뿍 넣어 부드럽고 순한 맛을 자랑하는 현대적인 막걸리로, 전통누룩 미생물을 활용해 빚어냈다. 반면, 아버지(황광조)가 주로 담당하는 '황감찰'은 조선시대의 엄격한 전통 방식을 고수하여 100일 이상 발효 및 숙성된 술로, ABV 8% 막걸리와 ABV 13% 탁주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는 술에 전통의 깊이를 담아내며, 그 가치를 지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 개념부터 정리하자. 탁주와 막걸리는 어떻게 다른가.
"법적으로는 '탁주'라는 술의 범주가 있다. 막걸리는 그 안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과 '걸리'가 합쳐진 단어로, '막'은 '바로 지금'을 의미하고, '걸리'는 '거르다'를 명사형으로 바꾼 것이다. 현대엔 구분이 다소 모호해져 탁주와 크게 구분되지 않고 사용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엄격하게 구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주류를 규격에 따라 12가지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번 개정 논란에 초점을 맞춰 탁주·막걸리를 중심으로 곡물로 빚은 전통방식 발효주를 설명하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원주를 맑게 떠낸 술인 '약주'가 있다. '청주'가 아닌 '약주'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통누룩을 쌀 대비 1% 이상 사용한 맑은 술은 '청주'라고 부를 수 없으며, 전통 방식으로 맑은 술을 만들 때에는 약 9%의 전통누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재 등 부재료가 들어간 술과 함께 '약주'로 분류된다.
둘째로, 탁하게 걸러낸 술인 '탁주'가 있다. 약주와 탁주는 다른 대부분의 술과 달리 향료, 색소, 대부분의 조미료의 첨가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반면, 향료 및 색소를 추가하거나, 탁·약주에서 허가되지 않는 조미료를 사용하면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탁주나 약주와는 다른 주류로 취급된다. 특히 맑은 기타주류는 맑은 전통주를 포함하는 약주와 주세(세금)가 같지만, 탁한 기타주류는 탁주·막걸리에 비해 주세가 다소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