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마약 세관 수사에 외압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찬수 총경(대통령실비서실 행정관)을 쳐다보고 있다.
유성호
"(김찬수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은) 명령을 받아서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원들을 배신하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다." - 백해룡 경정
국회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김찬수 전 영등포경찰서장(현 대통령실 행정관)이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외압이 없었다'는 취지로 거듭 증언하자, 백해룡 경정이 김 전 서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백 경정은 "용산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말하며 김 전 서장과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용산 언급' 묻자 백해룡 "분명" vs. 김찬수 "아냐"
▲ 백해룡 "김찬수 서장, 조직원 배신하고 등에 칼 꽂아" ⓒ 유성호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청문회에서 김 전 서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의 최대 관심사가 마약 수사인 만큼 본인 성과를 인정받고 싶어서 대통령실에 보고했는지", "(백 경정에게)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브리핑 연기를 지시했는지" 등을 물었다.
김 전 서장은 "이 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 없고, 경찰서장 개인이 대통령실에 보고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부인하면서 "제가 만약 진짜 대통령실로부터 외압 부탁을 받았다면 브리핑 연기 지시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깔끔하게 처리했을 거다. 오히려 영등포 형사과장을 발령시키고 압수수색도 하지 못 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채 의원은 백 경정에게 "당시 상황을 다시 설명해 달라"고 했고, 백 경정은 "세관 연루 마약 사건을 진두지휘한 사람은 김찬수 서장이다. (지난해) 9월 13일에는 (윤희근) 경찰청장님에게까지 (수사 내용을) 보고하고, 계속 저에게 피드백을 주셨다"면서 "김 전 서장이 갑자기 언론 브리핑을 막고 수사를 방해하게 된 계기는 용산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 경정은 그러면서 "(김 전 서장) 본인이 (마약 수사 전담팀을) 꾸리라고 지시했고, 본인이 모든 명령을 하달했다"며 "그 명령을 받아서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원들을 배신하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김 전 서장은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신문 중 "칼을 꽂았다고 하는데 (제게) 사심이 있고 누군가의 외압이 있었다면 이 자리에 올 이유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증언은 계속 이어졌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서장이 지난해 9월 20일 용산 이야기를 한 게 맞는지" 재차 묻자, 백 경정과 김 전 서장은 각각 "분명하다", "아니다"라고 상반된 답변을 내놨다. 윤 의원은 "두 사람 중에 거짓말하는 분이 있다. 거짓말을 한 자가 범인이다"라고 했고, 김 전 서장은 "그렇다"고 했다.
윤 의원은 "(영등포경찰서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서 경찰청장에게 보고까지 하고, 언론 브리핑 계획과 수사 내용을 같이 논의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꾼다면 국민들은 당연히 백 경정의 진술이 맞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아까 백 경정이 '용산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는데 그건 (백 경정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백 경정에게 "대통령실에서 연락받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백 경정이 "(당연히) 대통령실에서 (일선 수사팀인) 저에게 연락할 일은 없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정작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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