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창밖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1.29
대통령실 제공
저자는 그러면서 세상의 균형을 위해서 편향되었다는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는 신문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표를 준 유권자들도 그가 이토록 무지하고 무능하고 포악한 사람인 줄 몰랐다. 윤석열은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와 같다. '의도'가 아니라 '본성'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 도자기가 깨지는 것은 그의 의도와 무관한 '부수적 피해'일뿐이다." (p.7)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하여 유 작가는 어느 방송에선가,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리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 어떤 자리에 갔다고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가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면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회적 선과 미덕을 이루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았다. 국민을 속이지 않았다. 검찰총장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p.7)
'국민이 언제나 옳다'는 말은 립서비스였고, 사실은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원하는 것을 무시하고 정반대 선택을 주저 없이 해왔다고 작가는 비판했다. 전두환이 극소수 정치군인을 권력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처럼, 그는 극소수 정치 검사를 권력의 핵심에 기용해서 권력을 운용한다고도 했다. 이러한 태도는 대통령이 되지 않았더라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의 사태는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생전에 그는 영부인 명품 가방 사건 처리 문제로 극심한 심적 고통을 느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의 조사 실무를 총괄했던 김 국장은 이 사건을 수사기관에 이첩하자고 했으나 그런 의견은 묵살되었다고 한다(관련 기사:
'김건희 명품백 ' 조사 지휘, 권익위 국장 사망...무슨 일 있었나 https://omn.kr/29q6d ).
권익위 수뇌부는 사건의 종결을 '혐의 없음'으로 밀어붙였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반대였던 것이다. 공무원으로서의 양심에 큰 상처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목숨을 내던질 만큼의 고통이었던 것일까.
'인사 참사'도 일어났다. 최근의 인사 청문회에서 불법적인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 방통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설왕설래했으나, 결국은 이진숙이 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그 후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이 또한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형석이 관장으로 임명되었다.
독립기념관장 자격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신임 김형석 관장이 뉴라이트 성향이라는 게 주된 쟁점이다. 본인은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하지만, 광복회를 비롯한 역사학자 그리고 독립운동 관련 단체는 김 관장이 뉴라이트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8월 12일, YTN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신율의 정면승부'에 출연해서, 뉴라이트라는 사람들 치고 스스로 뉴라이트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뉴라이트는 형체가 없는데도 해독을 끼치는 연탄가스 같다고 말하면서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관련 기사:
"윤석열 정부, 친일 역사 쿠데타 멈춰야" https://omn.kr/29spp ).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 단체는 8월 15일에 열리는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여당에서조차도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인사 임명을 부적절하다고까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