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오른쪽)과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유성호
조 경무관은 당일 6분 25초 통화 동안 "기자에게 (취재 관련) 연락이 왔다"며 "(2023년 10월 5, 14일에 통화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될 것 같다. 과장님이 기자분한테 제 이야기가 보도에 나지 않도록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이어 "제가 승진을 앞두고 있다"며 "언론 보도가 나면 이 기회마저 정말 어려울 것 같아서 정말 다급한 심정으로 전화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 경정은 "기자가 의원실 자료를 가지고 심층 취재를 하신 것 같은데, 제가 취재한 기자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제가 이야기한다고 그게 되겠느냐"며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조 경무관은 "(기자에게) 얘기하면 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언론 보도를 하지 말라고 말해주시면 틀림없이 된다"고 했다.
특히 조 경무관은 자신이 "영등포경찰서장 출신"임을 거론하며 "인간적으로 한 번만 살려주시라", "이번에 진급하면 과장님을 위해서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경무관은 이 통화 후에도 전화를 걸었다가 통화가 이뤄지지 않자 연이어 "통화하자", "영등포경찰서에 왔는데 뵙지 못하고 간다" 등의 문자를 남겼다.
위 문자·통화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5일 <노컷뉴스>는 두 사람의 10월 5, 14일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수사에 사실상 외압을 넣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 경무관은 관세청 국정감사를 일주일 앞둔 10월 5일 백 경정과의 첫 통화에서 "(마약 사건에) 세관 직원이 연루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조 경무관은 이러한 통화 전에 김재일 당시 인천본부세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다.
이에 백 경정은 "주변에서 '대통령실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노 "백해룡이 큰 오해, 간곡히 부탁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