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인 구미 아사히글라스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받고 9년 만인 1일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출근길에 올랐다.
조정훈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문자 한 통으로 해고돼 거리로 내쫓겨야만 했던 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이 해고 9년 만에 첫 출근길에 오르며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21명은 1일 오전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에서 경북을 비롯해 서울과 부산, 울산, 창원 등지에서 온 100여 명의 노동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출근길에 올랐다. 당초 22명의 조합원이 출근해야 했지만 조아무개 조합원은 지난 4월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 지회장은 "행복하다"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말 기쁘다. 오늘 이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길거리에서 오늘처럼 푹푹 찌는 여름을 10번이나 보냈다"며 "이 긴 시간을 이기고 견뎌낸 우리 동지들이 자랑스럽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이 승리를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법적 처벌을 수없이 받으면서 우리가 직접 만든 승리"라며 "비정규직이었던 우리가 정규직이 되어 민주노조의 깃발을 들고 출근한다"고 외쳤다.
차 지회장은 "회사는 노조를 깨려다 실패하고 수백억을 날려도 변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면서 "우리는 지난 9년의 경험으로 단결과 투쟁으로 현장에서 더 열심히 싸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