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이 10월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는 모습.
영등포경찰서 제공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약 2200억 원어치 마약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다국적 마약조직을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들여온 마약은 필로폰 74kg으로, 무려 246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7월 단순 투약자를 조사하고 필로폰 매수 과정을 역추적하면서 대규모 범죄 조직의 범행을 포착했고, 전담 수사팀을 구축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범죄 조직의 철저한 분업 구조, 나무 도마 등을 이용한 밀반입,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판매 방식 등은 국내 마약 범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특히 필로폰 100kg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프 공항을 통해 국내에도 유입될 수 있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국내 거점 말레시이자 조직원이 검거되면서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나왔던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사건을 수사하고 브리핑했던 인물입니다.
2023.11. 마약 운반책의 폭로 "인천 세관직원 밀반입 연루"
하지만 해당 사건은 단순한 마약 밀수 범죄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일보>는 마약밀수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취재팀의 보도를 종합하면, 인천공항세관직원들은 밀반입 계획을 알고 있었고 입국심사를 통과한 조직원들을 인천 세관 직원들이 먼저 알아보고 길을 안내했다는 것입니다.
영등포 경찰서 수사팀은 마약 운반책으로부터 "올해 1월 입국 때 세관 직원 4명의 도움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또 다른 말레이시아 조직원들도 세관 직원 4명을 언급했습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현장검증에서 확보한 공범의 자백은 결정적 증거"라고 했고, 이를 토대로 대규모 마약밀수에 연루된 인천세관직원들의 윗선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선포했는데도 검찰은 영장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