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택배업에 종사하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배송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건전지 두 개를 택배로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크기가 너무 작아서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
점차 호흡은 거칠어지고, 머리가 어지럽다. 더불어 팔, 다리, 허리까지 통증이 밀려온다. 허리를 잠시 펴고 남은 물건을 확인하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일 하기에는 높게 쌓여 있는 물건들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택배가 머리 위에 있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된다.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고, 혹시라도 무겁고 뾰족한 물건이 머리 위에 떨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트럭에 쌓인 택배가 중간쯤 빠졌을 때 시원한 물 한잔이 제공됐다. 이미 속옷까지 땀으로 젖은 시점에서 시원한 냉수는 꿀맛이 따로 없다.
택배기사들의 일정은 오전에 배송할 물건을 개인 트럭에 모두 싣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각자 맡은 구역이 정해져 있으며 당일 채워진 물건을 모두 배송해야 일과가 끝난다. 숙련된 기사들은 오후 4시쯤 일과를 끝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후 10시가 지나도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택배는 체력이 좋다고 해서 꼭 잘하는 것은 아니다. 대략적으로 맡은 구역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떤 동선으로 움직일지 머릿속으로 미리 생각하고 이동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초보자들은 오후 10시가 지나도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택배기사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회사에서 기사를 고용하는 정규직원 기사와 함께 개인 사업자 기사가 있다. 직영기사는 말 그대로 회사에서 기사를 채용해 고용하는 형태로 연봉제이며 성과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된다.
그러나 개인 사업자는 말 그대로 1인 기업의 사장과 같다. 방보현씨 또한 개인 사업자이며 자기가 한 만큼 수입이 생긴다. 개인 택배기사 평균 월급은 높은 편이지만 각종의 부가세 및 소득세 등과 같이 세원이 100% 노출돼 있다. 또한 차량유지비, 보험비, 통신비를 비롯해 배송사고로 인한 변상도 모두 자가 부담이라 부대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바코드에 찍힌 택배 개수를 살펴보니 432개가 찍혀있다. 몸은 이미 만신창이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생필품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택배 기사들이 과로사로 숨지는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오늘 체험은 그들의 업무 중 일부분이지만 살인적은 근무 강도가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집 앞으로 찾아온 택배기사님들에게 시원한 냉수 한 잔 건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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