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중호우로 하천물이 월류하며 천변 산책로 하부의 토사 상당량이 유실됐다. 시공사 측이 모래주머니 등으로 임시 물막이 공사를 했지만 일부 구간 산책로 콘크리트가 침하되거나 불룩 솟는 등 변형되고 있다.
원주투데이
환경단체 및 학계 전문가들은 과거 원주천 사례를 들며 추가 호우 발생 시 산책로 파손 등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10여 년 전 원주천은 집중호우 이후 일부 산책로 바닥이 세굴돼 깨지거나 뒤집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생태하천조성사업 계획 단계에서 월류 등 하천 범람과 이로 인한 토사 유실 등에 대한 시공사 예측이 빗나갔다는 진단을 내놨다.
토사 유실 등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 추후 이중 공사, 예산 낭비가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단계천에서도 이러한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실제 최근 단계천 산책로 일부 구간에서는 콘크리트 지반이 침하되거나 상승해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끝나지 않은 장마에 추가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한 선제 보강이 시급하지만, 보강공사는 빨라도 올여름 장마가 끝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주시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장맛비가 더 내린다 해도 더 이상의 토사 유실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단계천 생태 실정에 적합한 보강공사 방안을 찾아 보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전문가들은 "토사 유실 등은 애초 사업 설계 단계에서 정확히 예측됐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사후약방문 꼴"이라고 꼬집었다.
정화조 분뇨 그대로 유입... 일부 분수구는 부실공사
단계천 준공 후 한동안 소란했던 인근 주민들의 악취 민원은 당시 녹조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현장 취재 결과 악취의 상당 부분은 정화조 가구의 배출 오수와 배관 공사 오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원주시에 따르면 아직도 일대에는 정화조 사용 가구가 적지 않게 남아있다. 배관 설계상, 무실동 대성고등학교부터 단계·우산동 정화조 가구들의 오수가 여과 없이 단계천에 그대로 유입되는 구조다. 호우 시 배관 속 내용물이 넘치거나 배관이 이물질로 막혀 정화조 오수와 우수가 마구잡이로 뒤섞여 하천으로 유입되는 실정이다.
이 구간에선 심각한 공사 오류도 발견됐다. 하천 상류부에 설치된 일부 분수구(오수탱크)는 오수와 우수가 하천으로 빠지는 집수시설과 배관이 준설되지 않았다. 통상 오·우수는 분수구 앞 집수장으로 물이 모인 뒤 배관을 통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하지만 해당 구역은 설계 및 공사과정 등의 오류로 빗물 배출 시 보행하는 산책로 바닥표면으로 오·우수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빗물 배출 시 산책로로 보행이 불가한 데다 바닥에는 각종 오물이 표면에 그대로 쌓여 악취는 물론 미관을 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