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설명하는 '이슬기' 작가
김형순
이슬기는 부모가 동양화·서양화 전공자였단다.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국립미술대학(DNSAP)'에 유학했다. 그의 스승은 그녀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넌 한국을 잘 알아야 해!"
그래서인가 한국적 주제가 많다. 20세기 최고의 인류학자하면 프랑스의 'C. 레비-스트로스'가 있다. 그런 프랑스 학풍의 영향인가, 선사시대부터 시대를 통째로 응시하며 인류학적 관점을 보인다.
디자인 감각도 빼어난 이 설치미술가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전통과 문화를 소환한다. 일상과 관련된 사물, 언어, 자연에 관한 관심이 높다. 또 여러 나라 장인들과 협업을 즐긴다. 멕시코의 전통 바구니 장인과 함께 일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통영의 누비이불 장인들과 협업했다. 한국 단청과 문살도 그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녀는 하찮은 물건에 여러 나라의 민속적 요소를 가미하고, 기하학적 패턴을 넣고, 파스텔 톤으로 컬러링한다. 이런 독특한 방식과 발상으로 유럽 미술계에서 러브콜을 받는다.
오는 9월 '리옹비엔날레'에 초대받았다. 2025년에는 영국 버밍엄 '이콘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열린다. 그녀 작품은 호주 빅토리아 멜버른 국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프랑스프락(FRAC)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