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집에서 보냈던 여름 휴가
윤용정
이제 우리 큰애가 고3이 될 만큼 시간이 흘렀고, 어머니가 76세, 아버지가 80세가 되셨다. 부모님이 사시는 마을은 그나마 적었던 인구가 더 줄었고, 그 때문인지 한 시간에 두어 번 다니던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번도 잘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아버지는 몇 해 전부터 운전을 거의 안 하시고 마트만 다니셨는데, 요즘에 고령 운전자 사고 소식이 많다 보니 그마저도 부담스러워하신다.
우리 앞집에는 강아지를 키우며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이 계신다. 그분을 보면서 도시생활이 좀 답답하지 않을까, 우리 시부모님처럼 공기 좋고 한적한 시골에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시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교통이 불편한 시골 역시 노인이 살기에 적당한 지역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은퇴 후에 시골로 내려갈 게 아니라 부모님을 우리 동네로 모셔와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교통 문제만 해결된다면 부모님이 노후를 보내시기에 살던 집보다 좋은 곳은 없을 텐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이 된다. 현재 서울 특정 지역이나 인근 도시, 관광지 등에서 시범 운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버스라든가 차량 예약 시스템이 보급되는 등 교통 취약 지역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빨리 확대되기를 바란다. 시간 맞춰 딱딱 와주는 교통편만 있어도 부모님의 생활은 훨씬 나아질 것 같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막내딸(초4)의 친구들과 함께 시부모님 댁에 놀러 가기로 했다. 마당에 텐트를 치고, 수영장을 설치해 놓고 놀면서 바비큐 파티를 해야지. 벌써부터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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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보내려고 지은 집에서 이사를 고민하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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