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빛은 네 거야, 윤석화 작가어린 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작품 속 회전목마
강선미
강규정, 김동찬, 김민지, 김시우, 박은별, 송호근, 신미소, 신예림(YRAPIC), 안혜림, 윤석화, 이인정, 이혜준, 전영재, 한윤제, 한준하, 홍소정 등 16인의 청년 작가들은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여 전시했다.
김시우 작가의 작품 '해양생물을 다신 먹지 않겠노라 한 그 친구의 다짐은 6시간을 넘지 못했다'를 잘 살펴보면, 곳곳에 숨어있는 해양생물들이 보인다. 이 귀여운 자태의 해양생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만든다. 작품을 보며, 친구가 다시 귀여운 해양생물을 먹게 된 상황을 의식하게 만들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건지 궁금해진다.
'감정 보관법 1,2'라는 전영재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에 소금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으로, 직사각형 모양이 창문처럼 보인다. 푸른빛과 초록빛이 그라데이션 되어 있다. 이는 우리 마음이 때때로 모습을 달리하고 농도를 달리하는 것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보관하는 법을 표현한 것 같다.
홍소정 작가는 자개 가루를 사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을 선보였고, 한윤재 작가는 스테인리스와 아크릴을 사용하여 독창적인 작품을 전시했다. 김민지 작가는 비즈를 사용한 개성 있는 작품을 소개했고, 신예림(YRAPIC) 작가는 화려하게 프린트된 디지털 작품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인정 작가의 작품은 작품 속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었고, 송호근 작가가 그린 사람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청년 예술가들은 예술가로서 대중의 인정을 받기까지 수년, 때로는 수십 년의 인내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둠 속에서 환히 떠오를 자신의 때를 기다리며 새벽녘의 엷은 빛이 흐르는 순간을 묵묵히 쌓아가며 말이죠.
우리는 마침내 검은 하늘을 밀어낼 한 겹의 순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16명의 청년 작가와 함께 합니다.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어스름의 끝에서 희망의 빛을 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갤러리 벽면에 적힌 전시 소개글이었다.
미술 작품에 조예가 없는 나는 지금껏 대부분 유명 작가의 전시만 다녔다. 그래서 청년 작가들의 작품은 나에게 낯설었다. 이런 전시 관람 역시 처음이었다. 지나는 길도 아니었는데, 일부러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하나였다. 도전하는 그들의 열정을 느끼고 응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인내하는 시간은 결코 쉽지 않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불안과 조바심은 늘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