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농단 저지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대한의사협회 주최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18일 전면 집단휴진이 들어간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죽인 의료, 의사가 살리기위해 잠시 멈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현장의견 무시하는 불통정책 철회! 근거없는 증원정책 원점에서 검토!" 등을 요구하며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성토했다.
이정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정부가 전공의 사직을 금지하고, (소속 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하면 처벌하겠다고 협박하더니, 월급도 주지 말라고 한다. 전공의와 그 가족은 굶어 죽으란 말인가"라며 "정부가 (병원과 전공의 등에) 법을 적용하는 태도가 폭력적"이라고 질타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의사들은 주6일 100시간 근무를 4년간 해야 전문의를 딸 수 있고, 전공의 없이는 병원을 돌릴 수 없는 미친 나라에서 정부는 주4일제 근무를 논의하는 위원회(일·생활 균형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의사가 공공재라던 국가는 (정작) 의료를 사유재산인 민간병원에 의존하면서 의료시스템은 세계 꼴찌로 돈을 쓰고 문제만 생기면 다 '의사 탓'을 한다"고 규탄했다.
사직 전공의 행정처분 취소를 요구하며 전면휴진을 실행·검토 중인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자신들까지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석균 연세대 의대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부는 병원에 교수 휴진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구상권을 청구하고, 병원이 휴직을 방치하면 건강보험 선지급 대상서 제외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이제 정부만 믿고는 더 이상 나아질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경이 됐다. 우리 교수들이 무도하고 일방적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 산하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은 응급실 등 필수부서를 제외한 529명(54.7%) 교수들이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학부모의 호소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의대생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자녀가 있다고 밝힌 한 학부모는 "질 높은 의학 교육을 바탕으로 사회에 헌신하는 의사가 되겠다던 우리 아이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학부모는 "국민 혼란을 일으킨 해외직구금지 정책은 3일 만에 철회하면서 왜 의대정원 문제는 눈과 귀를 막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냐"며 "아이들의 꿈을 짓밟지 말고 제발 의대생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자리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